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SWITCH22에서 열린 최저임금 제도개선 연구회 킥오프 회의. (매경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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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37년 만에 최저임금 제도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원인 노사정 관계자 27명 대신 ‘전문가’가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을 경제 지표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노동계 측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최저임금 제도 개편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위한 노·사·전문가 간담회’를 개최,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논의 과제를 발표했다. 지난해 11월 정부가 발족한 ‘최저임금제도개선연구회’에서 나온 방안에 대해 노사가 함께 논하자는 게 취지다. 전·현직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제도개선연구회는 그동안 최저임금 결정 구조와 기준 등 다양한 쟁점을 검토했다.
간담회에서는 노사 의견을 수렴하면서 전문가 견해를 듣을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연구회 의원 9명에 노동부 관계자,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고 노동계에서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관계자, 경영계에서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및 중기중앙회 관계자가 참석했다.
간담회에서는 최저임금 결정 체계가 다뤄졌다. 현행 최저임금 심의는 매년 노동부 장관이 심의를 요청하면 공익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근로자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가 90일간 논의에 착수한다. 노사가 각각 초안을 제시하고 협의 과정을 거쳐 간격을 좁히는 방식이다.
그동안 최저임금위는 매해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2023년에는 역대 최장 심의기간을 기록하기도 했다. 1988년 최저임금 제도가 도입된 이후 최저임금 심의가 법정 기한을 지킨 건 9번뿐이다. 노사 간 갈등도 두드러졌다. 위원들은 상대측에 반발해 위원장의 의사봉을 뺏거나 투표용지를 찢고, 회의에 불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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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회는 “현행 최저임금 결정 체계는 노사 대립이 극명하고, 해외 주요국과 비교하면 위원회 규모가 비대해 숙고와 협의가 어려운 구조인데 더해 결정 기준의 모호성도 계속 지적됐다“며 ”심도 있는 숙의를 바탕으로 전문성과 합리성을 갖춘 의사결정이 이뤄지도록 최저임금 결정 체계 및 기준 등 개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또 최저 임금을 결정할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근로자 생계비, 소득분배율, 유사 근로자 임금, 노동생산성 등 네 가지 최저임금 결정 기준이 있지만 두루뭉술하다. 또 정권 성향에 따라 매해 다른 셈법이 등장하면서 객관적이지 않다는 비판을 받았다. 따라서 정부는 경제와 노동시장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지표를 만들 계획이다.
이어 민주노총 측은 “실질적인 결정 권한을 가진 공익위원들이 뚜렷한 기준과 원칙 없이 경제 상황과 정권의 의도대로 인상률을 결정해왔다”며 “이것이 소모적 논쟁의 근원이며,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맞지 않는 업종별 차등 적용 문제가 개선되고 도급제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확대 적용 방안이 구체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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