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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물가 불안 우려에 기준금리 인하를 멈춘 가운데 한국도 농식품 가격 상승과 원화값 약세로 물가 불안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기후변화 영향에 지난해 소비자물가는 과일, 채소 등 먹거리 위주로 크게 올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고물가와 경기 부진이 동시에 덮쳐 다음달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3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58개 품목 중 소비자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배였다. 배는 작년 한 해 동안 가격이 71.9%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배 생산량이 전년 대비 2.9% 감소했기 때문이다. 작황이 부진했던 귤 가격도 46.2% 급등해 전체 조사 품목 중 상승률 2위를 기록했다. 감과 사과 가격도 각각 36.6%, 30.2% 올랐다.
외식 물가 상승세도 가파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대표적 서민 외식 메뉴인 자장면 가격은 최근 10년간 65% 상승했다. 2014년 12월 4500원이던 서울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은 지난해 12월 7423원까지 뛰었다.
최근 물가 불안이 이어지면서 근로소득과 물가 상승률 격차도 금융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벌어졌다. 임광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연도별 근로소득 천분위 자료에 따르면 최근 집계된 2023년(귀속 연도) 1인당 평균 근로소득(총급여 기준)은 4332만원으로 전년보다 2.8% 증가했다.
문제는 올해다. 이달 한은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은 올해 물가가 농수축산물, 공공요금, 석유류 제품 위주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하방 압력이 거센 가운데 연초 물가 불안까지 덮치며 다음달 25일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많은 관심이 쏠린다. 지난 16일 올해 처음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를 3%로 동결했다. 다음달 금통위가 경기 부진과 최근 환율 안정을 반영해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수출, 산업활동, 고용 등 경제지표가 줄줄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와 함께 한은의 금리 인하 압박도 거세다.
다만 물가 불안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큰 데다 미국의 금리 인하가 지연될 가능성도 확대됐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현지시간) 정책금리 목표 범위를 4.25~4.50%로 유지했다. 연준의 금리 동결은 경기 호조세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창용 한은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과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열어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최 권한대행은 "미국 신정부의 통화·대외정책 등을 둘러싼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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