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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0 (목)

“오늘도 길가다 봤잖아” 韓은 ‘스타벅스 공화국’…日 제치고 매장 수 세계 3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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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커피 소비 증가 넘어…카페 문화 확산, 브랜드 충성도 강한 소비자층 덕분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모(35) 씨는 매일 아침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그의 사무실 근처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세 곳이나 있어, 상황에 따라 줄이 덜 서 있는 매장을 찾아가기도 한다. 김 씨는 "예전에는 카페가 많긴 했지만, 스타벅스는 어디를 가든 쉽게 찾을 수 있어서 자주 이용하게 된다"며 "앱으로 주문하면 기다릴 필요도 없고, 리워드 혜택도 있어서 자연스럽게 단골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커피가 일상의 필수품이 됐다"며 "그냥 한 잔 마시는 게 아니라,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문화가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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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에서 시민들이 스타벅스 음료를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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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스타벅스 매장 수가 일본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커피 공화국'이라는 별명이 더욱 실감 나고 있다. 한국의 인구는 약 5000만 명으로 일본(1억 2000만 명)보다 적지만, 스타벅스 매장 수는 일본보다 많아졌다.

전문가들은 한국인들의 커피 문화와 라이프스타일 변화가 이러한 현상을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한국에서는 카페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이 아니라, 업무를 보고, 공부를 하고, 친구를 만나는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이에 따라 스타벅스를 비롯한 다양한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한국에서 스타벅스가 꾸준히 성장하는 이유는 단순한 커피 소비 증가를 넘어, 카페 문화의 확산과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소비자층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30일 스타벅스 글로벌 웹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한국의 스타벅스 매장 수는 2009개로 일본보다 18개 더 많다. 이로써 한국은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수 기준으로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국가가 되었다. 전 세계 스타벅스 매장 수는 총 3만 6,121개이며, 이 중 미국이 1만 7049개(47%), 중국이 7685개(21%)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의 인구는 약 5200만 명으로 일본(1억 2500만 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지만, 1인당 스타벅스 매장 수는 일본보다 많다. 일본은 1996년 도쿄 긴자에 스타벅스 1호점을 개점하며 북미 이외 지역 중 최초로 스타벅스가 진출한 나라다. 한국은 일본보다 3년 늦은 1999년, 서울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열었지만, 25년 만에 매장 수 2000개를 돌파했다. 특히, 2020년 이후 4년 동안 500개의 매장이 추가되면서 평균적으로 사흘에 한 개꼴로 새로운 매장이 생겨났다.

국내 스타벅스 매장은 2013년부터 매년 100개 이상 증가해왔으며, 202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16개씩 추가됐다. 서울 내 스타벅스 매장은 600개를 넘어 전체 매장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강남구 테헤란로 등 오피스 밀집 지역에는 약 100개에 달하는 매장이 위치해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SCK컴퍼니)는 이마트가 67.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매장 확장 덕분에 2023년 매출이 처음으로 3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에서 2023년 4.8%로 하락했으나, 지난해에는 다시 상승한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6.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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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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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닌 일상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으며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업무 효율성과 피로 해소를 위한 커피 소비가 늘어났으며, 전국적으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카페 환경도 커피 소비 증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2022년 말 기준 국내 커피 전문점 수는 10만 729개로 10만 개를 돌파했다. 특히, 저가 커피 브랜드 매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편의점에서도 쉽게 커피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2023년 기준 405잔으로, 전 세계 평균(152잔)의 2.7배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만큼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는 드물다"며 "하루에 2잔 이상 마시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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