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코리아가 UAE 발주처에 추가 정산 요구할 문제”
정부도 중재 나서…산업장관 “관련 연구용역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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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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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015760)공사 사장은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이 공사비 정산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한 것과 관련한 질의에 “매우 유감”이라고 답했다. 그는 “공사비를 추가로 받아야 한다면 팀 코리아가 협력해 증빙과 논리를 갖추고 UAE 발주처에 요청하고 협상이나 중재를 통해 받아내야 할 문제”라며 “자회사인 한수원이 모회사 한전을 상대로 클레임을 제기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부연했다.
UAE 바라카 원전은 한전이 2009년 수주한 팀 코리아의 첫 K원전 수출 성과다. 한전이 약 20조원에 이 사업을 수주하고, 한수원을 비롯한 많은 국내 원전 기업과 함께 사업을 추진했고 15년 만인 지난해 1~4호기 모두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문제는 예상보다 늘어난 건설 비용이다. 한전이 지난해 사업종료 후 UAE 발주사로부터 받은 대금을 참여 기업에 지급하는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애초 계획보다 늘어난 공사비를 누가 부담해야 할지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다.
많은 참여 기업이 계약 주체인 한전에 추가 비용을 요청했지만, 특히 한수원의 요구액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장의 이날 발언 등을 고려했을 때 한수원이 요구한 액수는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양측은 지난해 말 이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제 법정 다툼에 대비한 로펌을 선임하기도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전과 실무 협상을 통해 중재를 준비하는 중”이라며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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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상업운전을 개시한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4호기. 한국전력공사가 2009년 약 20조원에 수주해 팀 코리아와 함께 1~4호기를 건설했다. (사진=한국전력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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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원전 수출체계 일원화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이번 분쟁의 배경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전 주도로 성사시킨 UAE 원전 수출은 한전이 K원전 수출의 키를 쥐어야 할 명분이지만, 공사비 증가 등으로 잡음이 발생한 것은 이 같은 성공 커리어에 흠집이 될 수도 있다.
정부는 2016년 서유럽과 중동은 한전, 동유럽은 한수원 등으로 수출지역을 구분해놨으나, 지난해 체코 원전 수주전 승리를 계기로 재편 논의가 나오고 있다. 한수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원전을 운영 중인 공기업이고, 한전은 한수원의 모회사이자 국내 전력산업을 사실상 총괄하는 굴지의 글로벌 전력회사라는 점에서 K원전 수출 과정에서의 장단점이 있다.
팀 코리아의 주축인 두 공기업이 중요한 시점에 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도 나온다. 팀 코리아는 이번엔 한수원 주도로 올 3월 체코 원전 2기 사업 본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계엄·탄핵 정국으로 원전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불거진 갈등이라는 점도 부담이다. 팀 코리아의 첫 수출 성과인 UAE에서 1조원 이상의 추가 비용 부담이 확인된 만큼,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서 불거졌던 헐값 계약 논란이 다시 제기될 수도 있다.
정부도 이 같은 우려 속 곧 한전-한수원 간 중재에 나설 계획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원전 수출 관련) 거버넌스 개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고 다양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조만간 관련 연구용역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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