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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6 (일)

[앵커칼럼 오늘] 싼 게 비지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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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데이터는 다 어디로 가요? 발걸음 하나, 호흡 하나까지 전부 기록돼요. 직원 모두의 데이터를 감시하는 거죠."

세계적 기업 '서클'의 직원 메이가 어느 날 회사 데이터 센터를 보게 됩니다. 직원들의 모든 정보가 기록돼 있었습니다. 사장은 감시 카메라를 온 나라에 설치하려고 합니다. 비밀이 없다면, 범죄도 불가능하다는 주장이었죠. 실상은 개인 공간이 전혀 없는 끔찍한 반(反) 이상향, '디스토피아'입니다.

일상에 중국발 '감시 포비아'가 번지고 있습니다. 싼 가격에 훌륭한 기능을 선보인 AI '딥시크'가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딥시크 주간 사용자만 지난달 기준 121만 명, 챗GPT(493만 명) 다음으로 많습니다. 신규 앱 다운을 중단했다는데, 이미 늦은 듯합니다.

중국산 전자제품에 부착된 마이크와 카메라도 문제입니다. 개인정보 수집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우리나라 원격 시청 카메라, IP캠 80%가 중국산인데, 여기서 수집된 사생활 영상이 중국 웹사이트에 공개된 적도 있습니다. 알리, 테무, 쉬인 같은 초저가 C 커머스가 수집한 개인금융 정보는 또 어떻게 활용되는 건지… 논란이 되자, 중국 정부는 이런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관련 국가(한국)가 경제·무역·과학·기술 문제를 안보화, 정치화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하지만 중국은 데이터 보안법을 통해 정부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기업에 데이터를 요구하면 이를 지체 없이 제공해야 합니다. 중국 공산당의 핵심 목표가 바로 데이터 제어를 통해 세계 무대에서 디지털-테크 우위를 차지하는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공포증이 확산하고, 미국이 '틱톡금지법', '딥시크 금지법'을 만드는 이유입니다.

다들 잘 아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에서는 주민들이 이 말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빅 브라더'는 당신을 보고 있다.(Big Brother is watching you)"

24시간 '텔레스크린'으로 감시하는 지독한 사회, 그게 중국발로 현실이 될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싸다고 함부로 쓸 일은 아닙니다. 대가가 따릅니다.

2월 19일 앵커칼럼 오늘 '싼 게 비지떡' 이었습니다.

윤정호 기자(jhyo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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