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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0 (목)

“고성 들을 때마다 숨 막혀”…직장인 42%, ‘소리 지르는 상사’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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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가 ‘한국사회에 던지고 싶은 말’을 스케치북에 써서 들고 있다. 조해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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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 상습적 고성 폭언으로 퇴사했다. 마지막 회식 때는 자기가 말하는데 밥을 먹었다고 소리를 질렀다.” (직장인 A씨)

“과장이 사람들 있는 곳에서 ‘야, 빨리 안 튀어와’라며 고함을 질렀다. 잘못을 지적할 때마다 고성을 지르고 목소리를 높인다. 고성을 들을 때마다 심장이 떨리고 숨이 막힌다.” (직장인 B씨)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소리 지르는 상사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성, 고함 등 소리를 지르는 행위는 근로기준법이 금지한 직장 내 괴롭힘 행위다.

직장갑질119 온라인노조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11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직장에서 상사가 후배에게 소리지르는 걸 경험하거나 목격했다’는 응답이 42.1%였다고 30일 밝혔다.

‘상사의 고성 경험·목격’은 40~50대가 20~30대에 비해, 상위관리자급이 일반사원급에 비해 많았다. 연령대가 낮은 직장인일수록 고성 경험·목격이 적은 것은 2019년 7월부터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이 근로기준법에 포함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이 58.8%로 가장 높았고 제조업(47.2%),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41.6%) 등이 뒤를 이었다.

직장에서 상사가 후배에게 소리를 지르는 행위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76.1%로 ‘그렇다’(23.9%)에 비해 3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직장에서 상사가 후배에게 고성이나 반말 없이 잘못을 지적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그렇다’는 응답이 62.8%로 ‘그렇지 않다’(37.2%)에 비해 2배가량 많았다.

박점규 온라인노조 기획팀장은 “이번 설문 결과는 여전히 강압적 리더십이 일터에 남아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사용자들은 ‘소리 지르는 상사’는 무능한 상사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일터에서 고성·반말이 사라지도록 적극적으로 감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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