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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MBC 전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씨(사진)가 생전에 직장에서 괴롭힘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족은 고인의 일부 동료 직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고인은 MBC 기상캐스터로 근무하던 시기에 2명으로부터 업무와 관련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유서를 원고지 17장 분량으로 휴대전화 메모장에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글에는 고인이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가 된 뒤 2022년 3월부터 괴롭힘 대상이 됐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숨지기 전에 MBC 관계자들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기록도 휴대전화에서 발견됐다고 한다.
논란이 커지자 MBC는 28일 입장문을 통해 “고인이 프리랜서 기상 캐스터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나 함께 일했던 관리자들에게 알린 적은 없었다”며 “유족이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 시간 내 진상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소셜미디어에서 “직장 내 괴롭힘은 삶의 터전인 직장을 지옥으로 만드는 사회악이기에 반드시 추방해야 한다”며 “고인이 ‘회사에 신고한 적이 없어서 조치할 수 없었다’는 MBC 주장은 무책임한 것으로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MBC가 이번 사건을 MBC 흔들기라며 언론 탄압처럼 호도하는 것은 고인을 모독하고 유족에게 상처를 주는 2차 가해”라고 비판했다.
한편 고인의 유족은 23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고인의 일부 동료 직원들을 상대로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MBC에 사실관계 요청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스로 조사하고 진정 어린 사과 방송을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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