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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김정은 숨소리 색색, 건강하지 않다고 느껴” 탈북 외교관 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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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전날인 8일 건군절 77주년을 맞아 국방성을 축하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김 총비서는 미국과 서방국가를 비난하며 “핵무력의 고도화"를 재차 강조했다. (평양=노동신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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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1월경 탈북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 대사관 정치 담당 참사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첫 대면했을 당시를 회상을 했다.

리 전 참사는 지난 17일 방영된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해 “(김정은을) 준비 없이 만났다. VIP 라운지에서 대기했으면 마음의 준비라도 했을 텐데, 김여정(노동당 부부장)이 갑자기 활주로 점검을 요청했다. 동선을 살피고 복귀하니까 그 사이 김정은이 (라운지에) 들어와 있더라”고 했다.

2018년 11월 당시 리 전 참사는 쿠바의 국가 수반급 정상인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의 방북을 환영하는 행사를 총괄하고 있었다.

그는 ‘김정은이 말을 걸지 않았으면’ 하는 심정을 갖고 있었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김정은이 먼저 말을 걸어왔다고 한다.

김정은은 리 전 참사에게 ‘야, 비행기 몇 시에 온다고?’라고 물었고 이에 리 전 참사는 도착 예정 시간을 보고했다. 김정은이 ‘어느 나라 비행기를 탔냐’고 물어보자 리 전 참사는 이에 “처음에는 긴장해서 (대답할 때) 목소리가 떨렸는데, 이 타이밍 이후부터는 긴장보다는 ‘실수하지 말아야 한다’ ‘정확한 답변을 드려야 한다’라는 생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고 전했다.

리 전 참사는 김정은 실물에 대해선 “옆에 있으면 덩달아 같이 숨이 찬다. 색색하는 소리가 다 들린다”며 “분명하게 ‘건강한 사람은 아니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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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 직후 찍은 사진.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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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은 실제로 언론 등을 통해 불편해 보이는 모습으로 숨 쉬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는 2018년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때도 문재인 전 대통령과 천천히 걸었지만 곧 얼굴이 벌게지고 어깨까지 들썩이며 숨을 헐떡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리 전 참사는 탈북한 이후 북한 외교관 시절 확보한 외교 전문 12건을 정부에 제공하는 등 북한 내부에 대한 폭로를 이어오고 있다.

그는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에 출연해 탈북 이유에 대해서 “평양에 들어갔을 때 후배 부국장으로부터 뇌물을 요구받았지만 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실적 평가에 불이익을 주고 정치적인 누명을 씌워 공개 망신을 줬다”며 “2023년 과로로 인한 목디스크로 오른팔 마비 증상이 생겨 의료 사정이 열악한 쿠바가 아닌 멕시코의 병원에서 치료받고자 했지만 부국장이 배후에서 이를 거부해 북한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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