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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9 (수)

울릉~포항 간 항로 여객선 2척 운항 중단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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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크루즈 경영난 악화 연간 40억 적자 20% 주민 선임 자체 할인 폐지 검토

울릉군 공모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운항 17개월 만에 운항 비상등

섬 주민 교통 위기 국가 차원 지원 절실

연간 40여 억원 적자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울릉크루즈 뉴씨다오펄호가 울릉군 사동항에 입항해 있다(헤럴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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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포항·울릉)=김성권 기자] 경북 포항과 울릉 항로를 잇는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와 뉴씨다오펄호등 2척의 여객선이 경영악화로 운항에 비상등이 켜져 관계 당국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울릉크루즈 뉴씨다오펄호
전천후 대형여객선인 울릉크루즈의 뉴씨다오펄호가 경영난에 처하자 섬 주민 할인 혜택을 없애겠다는 선사 측의 입장을 울릉군에 통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30일 헤럴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21년 취항한 뉴씨다오펄호는 지금까지 선사 측에서 울릉 주민만 20%의 선임 할인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20% 할인 부담은 법적 근거가 없고 취항이래 울릉군 등 어떠한 관계기관과의 협약 없이 관행처럼 할인율을 적용했다는 게 선사 측의 설명이다.

울릉크루즈 측은 “수십 년 전 대아 고속의 썬플라워호가 해당 항로에 독점 운항하면서 주민에게 주던 20% 할인율이 지금까지 이어 오고 있다”라며 “ 상식 있는 울릉도 주민들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울릉크루즈는 연간 선박 임대료와 유류비, 인건비 ,선박 유지비 등 연간 40억에 가까운 적자에 경영난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지난해에는 36억원 정도의 결손으로 매년 이어지는 적자 폭이 커져 최악의 영업환경에 치닫고 있다고 선사 측은 호소 했다.

울릉크루즈의 한 관계자는 “선사의 이윤은 기대하지도 않지만 유지라도 이어가며 섬 주민의 발이 됐으면 좋겠다. 20% 할인 부담은 가혹한 현실이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사정이 이 지경에 이르자 울릉크루즈 측은 지난해 11월 선사의 심각한 경영난으로 자체 20% 할인을 유지할 수 없어 2025년 1월 1일부터 이를 적용하지 못한다는 내용을 울릉군에 통보했다.

이에 대해 울릉군은 “울릉크루즈의 딱한 사정은 충분히 이해한다”라면서도“ 하지만 선사 측의 자체 20%를 군이 부담하는 것은 무리다. 국가에서 시행 중인 도서민 여객 운임 지원 예산 50억(국비 30%군비 20%) 도 턱없이 부족한데 연중 20억 정도의 추가 예산 재원 마련이 불가능하다며 선사가 적의 판단하라는 입장을 입장을 내놨다

울릉 크루즈 측은 ‘이러한 실정을 알지 못하는 일부 주민들이 선사가 배 불리기에 급급하다는 비난 등의 여론과 주민 부담을 우려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현재까지 섬 주민들에 20%를 할인을 해주고 있다.

울릉크루즈 경영책임을 맡은 한 관계자는“ 섬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멀미없이 사계절 이동권 보장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회사가 막대한 경영 손실에 어쩔 수 없이 주민 20% 할인 폐지를 계획하고 있다”며 “울릉 주민이 고스란히 20%의 상향된 요금을 떠안게 되더라도 어려움에 처해있는 선사를 이해 해달라”고 호소 했다.

울릉도 현지 주민들은 “울릉크루즈의 뉴씨다오펄호가 취항후 결항률이 낮아져 자유로운 이동권이 보장돼 관광객 유치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특히 겨울철 높은 파도에 멀미 없이 섬 주민의 다리가 되어주는 울릉 실정에 맞는 대형 여객선이 원활히 운항 되도록 행정 당국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울릉군 공모선인 대저건설의 대형 쾌속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울릉 사동항에 입항해 있다(헤럴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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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저건설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여기에 더해 울릉군 공모 선인 대저건설의 괘속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 의 운항에도 암초를 만났다.

지난 2021년 6월 울릉군과 대저건설(대저페리 모회사)과의 공모 절차 과정에서 울릉군이 20년간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기로 한 협약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를 운영하는 대저페리는 2023년 7월 취항한 이후 첫해 53억원, 지난해 5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이 중 여객선 운항에 따른 손해를 가리키는 운항결손금은 2023년 30억원, 2024년 27억원이라고 선사는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저페리의 모회사인 대저건설이 경영난으로 지난 16일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급기야 대저페리가 자금난을 겪자 돈을 빌려준 대주단은 여객선을 압류할 태세를 보인다.

압류가 현실화할 경우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운항을 중단할 수도 있다.

이 사실을 전해 들은 울릉 주민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울릉군 사회단체들은 ‘선령 만기로 퇴역한 썬플라워호를 대신해 군이 공모에 나서 운항을 시작한 해당 선박이 재정적 지원이 없어 운항을 멈춘다면 군민의 어떠한 무력 저항이 있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울릉군 지역 이장 협의회와 각급 사회단체는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의 운항 당위성과 운항손실금 해결 등을 촉구하는 주민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울릉군은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취항한 이후 현재까지 대저페리에 운항결손금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협약 당시 여객선이 오전에 울릉에서 출항한다는 조건을 내걸었음에도 대저페리 측이 조건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다.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는 2023년 7월부터 2024년 3월까지는 애초 협약대로 오전에 울릉에서 출항했으나 그 이후에는 오전에 포항에서 출항하고 있다.

여객선 압류 등 경영압박에 시달린 대저페리는 지난 24일 대표이사 등이 울릉군을 방문해 선사의 어려운 실정을 전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운영난을 겪는 것은 알고 있지만 손실이 어느 정도 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며 “대저페리가 울릉에서 출발하기로 한 협약 조건을 지키지 않아 운항결손금을 지급할 수 없는데 이와 관련해 법리 해석도 맡겨 놓았다”고 말했다.

대저건설 관계자는 “울릉에서 출발하면 연간 100억원대 운항결손금이 발생할 수 있는데 성수기 때는 그나마 포항에서 출발해 적자 폭을 줄였다”며 “채권단 압류를 막기 위해서는 울릉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공모선에 밝은 한 전문가는 “울릉군과는 달리 여수시의 공모 선인 여수↔거문도 간 여객선은 지난해 7월 취항한 후 매 분기 운항결손금 9억원(연간 약 40억원 추정)을 여수시로부터 지원받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이는 동일한 공모선 사업에서 울릉군과 여수시의 상반된 지원 정책을 보여주는 사례로, 울릉군의 부당한 행정을 명백하게 확인 할 수는 대목이다”라고 강조했다.

섬 주민들은 “운항결손금 지원은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권 보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필수적인 조건이다. 울릉군이 결손금 지원 의무를 외면하는 것은 공모 사업의 취지와 약속을 스스로 부정하는 행위로 지방정부로서의 지극히 무책임, 방관적인 행정 행태로서 주민과 관광객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ks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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