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중심 쿠바 미군기지 수용소 구금 행정명령…
26일부터 대대적 단속해 하루 1000명 이상 체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강도·절도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를 구금하도록 한 법안인 '레이큰 라일리 법'에 서명을 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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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불법 체류 외국인(불법 이민자) 정리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미 본토에서 일부 불법 이민자들을 쿠바 관타나모 소재 미군 기지에 수용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범죄자를 중심으로 불법 체류자 체포를 강화하고 있으며, 하루 체포되는 인원은 조 바이든 정부 때의 3배가 넘는다.
29일(현지시간) CNBC·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불법 체류자 단속 및 추방 관련 법안 서명 행사에서 국방부와 국토안보부에 관타나모 미군 기지 내 '이민자 수용시설' 준비를 지시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강도·절도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를 구금할 수 있는 '레이큰 라일리 법'(Laken Riley Act)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타나모 미군 기지에 대해 "미국 국민을 위협하는 최악의 범죄를 저지른 불법 체류자들을 구금할 수 있는 3만개의 침대가 있다"며 "우리는 그들(불법 체류자)이 (미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관타나모로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타나모 시설 활용으로 "미국의 불법 이민자 수용 능력이 두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관타나모 수용 시설은 빠져나오기 힘든 곳"이라고 강조하며 "오늘 서명으로 우리 지역사회에서 이민자 범죄의 재앙을 완전히 근절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자찬했다.
쿠바 관타나모 만에 있는 미국 해군 기지 /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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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관타나모 미국 해군 기지 내 테러 용의자 수용소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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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쿠바와 조약으로 영구 임대한 관타나모만 미국 해군 기지에 2002년 테러 용의자 구금 및 조사를 위한 수용 시설을 설치했다. 해당 기지에는 이민자 처리 센터도 있다. AP는 "관타나모 미군 기지는 수년 동안 미국 '테러와의 전쟁'에서 구금된 사람들을 수용하는 동시에 아이티, 쿠바 출신의 이민자를 구금하는 데 사용됐다"며 쿠바 정부와 인권 단체들은 미국이 이곳에서 물고문 등 인권 침해 행위를 벌었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일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만큼 관타나모 미군 기지의 수용 능력이 높지 않다고 지적한다. 한 관리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3만개 이상의 침대가 있을 리가 없다"면서 또한 "(시설에 구금할) 많은 사람을 돌보기 위해선 미국은 더 많은 군인을 (관타나모만으로) 데려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이민 단속 현장에 방문한 크리스티 놈(가운데) 국토안보부 장관 /사진=미국 국토안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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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은 CNN 뉴스 센트럴에 출연해 관타나모 수용소가 "최악 중의 최악으로 분류되는 사람(범죄자)들을 구금하기 위해 예약될 수 있다"며 관타나모 기지 내 이민자 수용을 위한 예산 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놈 장관은 상원 인준 통과 사흘 만인 지난 28일 뉴욕시 이민 단속 현장을 직접 방문하며 불법 이민자 체포 및 추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백악관은 범죄자 중심의 불법 이민자 체포를 우선순위로 둔다면서도 "불법으로 미국에 체류하는 사람 중 누구도 (체포) 제외 대상은 아니라"라며 불법 체류자라면 범죄자가 아니어도 체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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