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2.19 (수)

트럼프 취임 후 대두되는 우크라 전쟁 종전…유럽 병력 배치 가능할까?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우크라 파병 '한반도의 DMZ'에 비유…평화 유지 위한 '유일한 선택지'

파병 리스크 및 트럼프 불확실성 우려…러시아, 병력 배치 수용 안 할 듯

2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에서 러시아 군의 미사일 포격을 받아 쑥대밭이 된 건물이 보인다. 2025.01.24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4년째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내 평화유지군이 파견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 주장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파병 가능성에 대해 "어떤 것도 배제해선 안 된다"고 말하면서 제기됐다.

그러다 '24시간 내 종전'을 공언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의 양상에도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평화 유지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 가능성에도 힘이 실렸다.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 파병 '한반도의 DMZ'…"2025년의 가장 중요한 결정"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최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우크라이나의 평화 유지를 위해 완전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영국군 파병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위한 안전 보장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을 주장했고 케스투티스 부드리스 리투아니아 외무장관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유럽 외교관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휴전 협정이 체결되면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 사이에 경계선을 감시하기 위해 5~6개의 유럽 국가에서 최대 5만 명의 병력을 배치하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고 영국과 프랑스는 이미 사전 계획을 시작한 상태라고 전했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전 군사 전략가인 프란츠 스테판 가디는 우크라이나 파병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2025년에 내려야 할 가장 중요한 결정"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 어려운 만큼 평화유지군을 포함한 계획이 유일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군이나 미군의 지원 없이 감시되지 않는 휴전은 더 잔인하고 파괴적인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을 지지했다. 특히 가디는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하는 것을 남·북한 사이의 비무장지대(DMZ)에 비유하기도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위원회 회의에 앞서 만나 회담을 하고 있다, 2024.12.1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파병 두고 유럽 여론 분열…전쟁 재발 시 위험성 및 트럼프 불확실성 우려

그러나 유럽 내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을 두고 의견이 모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12월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에 대한 동의를 구하기 위해 폴란드를 방문했으나 당시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어떠한 추측도 차단하고 싶다"고 말해 파병에 대해 회의적인 모습을 내비쳤다.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고위대표도 지난달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 "평화유지군을 보내려면 우크라이나에 평화 국면이 와야 하는데 러시아는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러시아)이 목표한 바에서 물러서지 않았으므로 우리는 그것(평화유지군 파병)을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국가들이 파병을 망설이는 이유엔 파병에 따른 위험성, 휴전의 지속 여부, 트럼프 대통령의 불확실한 의중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재침공할 경우 자칫 전쟁이 우크라이나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전체로 확산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쟁이 재발할 경우 러시아는 평화유지군과 충돌해야 한다며 유럽 국가들은 파병에 앞서 러시아가 재침공할 경우 그들과 전쟁에 나설 각오가 실제로 되어 있는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평화유지군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파병이 필수적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없이는 안 된다"며 평화유지군에 미국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했다.

그러나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을 파병하면서 유럽에 관여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젠가는 유럽에 우크라이나는 그들(유럽)의 문제라고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유럽 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확대를 지지하는 여론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유럽 국가들이 평화유지군 파병을 결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12월 3일~18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11~29%에 그쳤다.

국가별로는 영국, 덴마크, 스페인, 스웨덴에선 현재의 지원 수준을 유지하자는 의견이 다수였고 프랑스와 독일에선 의견이 엇갈렸으며 이탈리아에선 지원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러시아, 유럽 파병 용인하지 않을 듯…나토 동진과 다를 바 없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휴전에 합의한다고 해도 유럽을 포함한 나토 국가의 병력 배치를 허락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프라수아 하이스부르 선임 고문은 어떠한 평화유지군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이유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따른 나토의 동진을 거론한 바 있다. 이에 러시아는 휴전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에 외국군을 주둔시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도 (우크라이나에) 나토 병력 배치와 관련해 "통제 불가능한 긴장 고조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며 "전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우크라이나에 휴전과 유럽 군 파병은 영토 양보를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하며 러시아가 몇 년 안에 우크라이나를 더욱 강력하게 공격할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yellowapollo@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