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對)중국 선박추진용 엔진 수출액은 9억달러(약 1조3000억원)로, 2023년 수출액(6억8122만달러)보다 32% 증가했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선박 건조에 나서면서 한국 선박 엔진 수입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전경. /HD현대중공업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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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신규 선박은 2412척, 6581만CGT(Compensated Gross Tonnage·선박의 부가가치, 작업 난이도 등을 고려한 무게 단위)로 2006~2007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많았다. 이 중 중국이 4645만CGT(1711척)를 수주하며 신규 수주 점유율을 70%로 높였다. 한국은 1098만CGT(250척)를 수주하며 점유율이 2016년(15.5%) 이후 가장 낮은 17%까지 내려갔다.
한화엔진 대형 엔진. /한화엔진 제공 |
조선업계에선 한화엔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수주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화엔진은 지난해 1조6500억원 규모의 신규 수주를 따내며 지난해 말 수주잔고가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화엔진은 지난 7일에도 아시아 지역 회사에 6292억원 규모의 선박용 엔진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2023년 연매출(8544억원)의 73.6%에 달하는 대형 계약이다. 계약 기간은 2028년 11월까지 약 4년간이다.
한화엔진은 계약 상대를 공개하지 않고 공급 지역을 ‘아시아 지역’이라고만 밝혔으나, 조선업계와 증권업계에선 중국 조선소에서 수주한 물량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기준 한화엔진의 수주잔고 내 고객사가 국내에서는 한화오션과 삼성중공업, 해외에서는 중국 조선소로만 구성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중국 신시대조선과 233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맺으며 9월 말 기준 수주잔고에서 중국 비중이 34%에 달했다.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생산하는 선박용 대형 엔진. /HD현대중공업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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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소속 엔진 계열사들도 중국 수출 증가 효과를 보고 있다. 세계 선박 엔진 점유율 1위인 HD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배 증가한 73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주요 사업부 중 엔진기계 사업부의 지난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가 높아진 영향이 크다. HD현대중공업은 올해 중국에 대형 엔진 80대, 독자 개발한 중형 엔진(힘센엔진)을 250대 정도 수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3분기 HD현대에 편입된 HD현대마린엔진은 중국 샤먼샹위 수출로 얻는 매출이 전체의 30%가량을 차지했다. 아직 공장을 완전히 가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추가 수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남희 기자(kn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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