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1월 FOMC서 금리 동결
파월, 트럼프 압박 속 “독립성 중요” 강조
관세·이민 등 정부정책 영향 더 지켜봐야
“정책 끝나야 정상적 불확실성으로 복귀”
딥시크 등 AI주가관련 “경제 영향에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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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금리 인하를 요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아직 대통령 측으로부터 관련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설사 연락이 오더라도 독립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덧붙였다. 기준금리는 동결했다. 파월 의장은 현재 4.25~4.5%의 기준 금리를 두고 “좋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하며 사실상 한동안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29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연준 사옥에서 열린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직접적(physically)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하기 위해 접촉했는가”라는 질문에 “아직 아무런 연락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44차 세계경제포럼(WEF) 화상 연설에서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이 개선되면) 난 금리를 즉시 내리라고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같은날 백악관에서는 “적절한 때에 제롬 파월에게 연락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월가 등 조야에서는 연준에 대한 트럼프의 금리 인하 압박이 곧 가시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이날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새 행정부의 정책 영향과 관련한 질문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그는 “대통령이 한 말에 대해 어떠한 응답이나 코멘트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렇게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연준의 독립성과 관련해서는 “그(독립성)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하지 말라”며 “독립성이 보장될 때 미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수호 의지를 밝혔다.
이에 파월 의장은 사실상 연준이 한두달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파월 의장은 “통상 경제 예측은 한 두달을 넘어서는 것이 정말 어렵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관세와 이민, 재정정책, 규제정책이란 네가지 영역에서 상당한 정책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다소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정책 영향을 극복한 뒤 정상적 수준의 불확실성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하며 현재의 경제 여건이 이례적 수준의 불확실성에 있다는 인식을 에둘러 표현했다.
다만 동결 결정과 비교해 파월의 기자회견 자체는 비둘기파였다는 평가를 나온다. 애초 시장은 이날 나온 정책결정문에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에 근접했다”는 문구가 사라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의 진전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철회했다는 의미일 수 있어서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기자 회견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두개의 좋은 수치를 얻었다”며 “다시 말하자면 모든 지표에서 우리가 2%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말하며 시장을 달랬다. 단순한 문구 조정일 뿐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었다.
파월 의장은 중국의 인공지능(AI) 서비스 딥시크로 인한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공지능(AI)과 관련해 주식시장에서 큰 사건”이라면서도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거시적 발전으로 이는 일정기간 동안 지속되는 금융 여건의 실질적인 변화를 일컫는다”고 말했다. AI와 딥시크로 인한 시장의 변화 자체보다 시간을 두고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겠다는 의미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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