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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공립학교, 2025년부터 음력설 쉰다… 美에서 늘어나는 ‘루나뉴이어 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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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주 공립학교가 오는 29일(현지시간) 음력설을 처음으로 쉰다. 2023년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가 음력설을 뉴욕주 공립교 휴일로 지정하는 법안에 서명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에서 음력설(Lunar New Year)을 공휴일로 자체적으로 지정하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데, 다문화 사회인 미국에서 아시아계의 비중이 점점 늘어나는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뉴욕주는 2023년 관련 법 개정을 통해 9월 음력설을 공립학교 공휴일로 지정했다. 당시 법 개정에 앞장선 한국계 론 김 하원의원(뉴욕, 민주)은 “음력설의 공립학교 공휴일 지정은 포용적인 미국 사회를 만드는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2024년의 경우 음력설이 토요일이었기 때문에 이 법에 따라 음력설이 공립학교 공휴일이 된 것은 2025년이 첫 사례가 됐다.

공립학교 설날 공휴일 지정 법률에 서명한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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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의 경우 이보다 훨씬 앞선 2015년부터 음력설을 공립학교 공휴일로 지정한 바 있다. 뉴욕주의 경우 주의회에서 수년간 음력설을 공립학교 공휴일로 지정하는 움직임이 진행됐지만 성사되지 못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가 늘고, 인식 전환의 필요성이 힘을 받아 법안이 추진됐다.

캘리포니아주, 워싱턴주의 경우 음력설을 법정 무급 공휴일로 지정한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2022년, 워싱턴주는 지난해 이같은 법안이 주 의회를 통과했다. 다만 이같은 조치가 주 전체의 공립학교에 적용되는지는 학군의 방침에 따라 다르다. 주 차원에서 음력설을 휴일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역시 아시아계 인구가 많은 버지니아주의 경우 학군별로 자체적으로 음력설을 쉬는 경우도 있다. 콜로라도주에서도 2023년 매년 2월 첫째주 금요일을 주 공식 음력설 공휴일로 지정했다.

퓨리서치센터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미국 인구 중 아시아계는 2400만명 이상이며 약 7%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단순히 인구 뿐만 아니라 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뉴저지, 민주)이 미 동부에서 처음으로 아시아계 상원의원이 되는 등 미국 내에서 아시아계의 정치적 대표성도 늘어나면서 음력설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아시아계가 늘어난 미국 사회의 다문화적 삶의 방식을 지역사회가 인정하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아시아 인구가 많은 곳에서는 매년 성대한 음력설 기념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2022년 대만계인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뉴욕, 민주)은 음력설을 미 연방 공휴일로 지정해달라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음력설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는 것은 미국 내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인구인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이 나라 구성원의 일부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방의회에서 음력설이 공휴일로 지정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난해 음력설 축하 성명을 내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취임식에서 한 취임사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라틴계 미국인 다음으로 아시아계 미국인을 ‘미국인’의 일부로 언급한 바 있는데, 음력설과 관련한 메시지도 낼 것인지 주목된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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