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밤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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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전격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1시간 가까운 고위공직자수서처(공수처)의 조사를 마치고 서울구치소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48시간의 체포영장 시한에 묶인 공수처의 조사일정을 감안하면 16일 오후로 예정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2차 변론에는 출석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수처와 법무부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정부과천청사 공수처에서 10시간 40분 동안 조사를 받은 뒤 차량으로 10분 거리에 있는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로 호송, 구치소 구인 피의자 대기실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이 수사기관에 체포돼 피의자 조서를 남긴 것도, 구치소에 구금된 것도 처음이다. 윤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정부과천청사로 호송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경호처 차량에 탑승한 채 구치소 정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갔기 때문에 차에서 내려 입소하는 모습은 외부에 노출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구금된 구인 피의자 대기실은 구속영장 발부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피의자가 지내는 공간으로 일반 수용자와는 분리된 3평 남짓한 사실상의 원룸형 독방이다. 칸막이 화장실과 TV, 접이식 매트리스, 이불 등 최소한의 시설만 제공된다. 구금 기간 동안 수형복은 입지 않는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24시간 CCTV(폐쇄회로TV)가 대기실을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금인 만큼 경호처가 구치소 내부에서 어떻게 윤 대통령을 경호하는지 등은 보안사항으로 공개되지 않지만 경호처 일부 관계자가 윤 대통령과 함께 서울구치소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전날 공수처가 윤 대통령 조사를 마치기 전 경호처는 먼저 서울구치소를 방문, 구치소 내외부 지형지물과 위험요소, 경찰 배치 규모 등을 점검했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에서 조사를 받는 동안 '조사경호'에 나선 데 이어 구치소 구금 기간에도 '구금경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현직 대통령 구금에 대비한 경호 규정이 없는 만큼 경호처는 서울구치소와 구체적인 경호 방법에 대해 계속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직무정지 상태지만 현직 대통령으로 경호 대상이라는 점과 전직 대통령이 수감됐던 사례에 비춰볼 때 다른 수용자들과 분리돼 독방에 수용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수사처에 체포된 뒤 정부과천청사 공수처 후문에 도착해 청사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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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대통령직 파면이 확정된 뒤 서울구치소에 구속됐을 당시 일반 수용자 7명이 함께 쓰는 혼거실을 개조해 만든 약 12㎡, 3.6평 독방에서 생활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돼 장소는 달랐지만 비슷한 면적의 독거실에 수용됐다.
윤 대통령이 구속될 경우 최장 20일 동안 서울구치소에 머물면서 공수처와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된다. 앞서 공수처와 검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각각 10일씩 수사하기로 합의했다.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10일 동안 수사한 뒤 다음달 초 기소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공수처가 윤 대통령 체포 이틀째인 16일도 오전부터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2차 변론에 윤 대통령이 출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도 공수처 조사로 출석이 어렵다는 이유로 전날 헌재에 변론 연기 신청서를 제출했다.
공수처 입장에서는 이날 아침 7시 현재 기준으로 체포영장 시한이 28시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200쪽이 넘는 질문지만 소화하기도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진다.
헌재는 윤 대통령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2차 변론을 진행할 방침이다.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1차 변론은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는다면 진행되지 않지만 2차 변론부터는 당사자가 출석하지 않아도 심리할 수 있다. 헌재는 이달 16일, 21일, 23일과 다음달 4일까지 변론기일을 총 5차례 지정한 상태다.
심재현 기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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