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FLNG 수주 현황/그래픽=김다나 |
삼성중공업의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사업에 '그린 라이트'가 켜졌다. 중국 기업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현실화되며 'FLNG 최강자'라는 위상이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15일 조선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최근 미 재무부 OFAC(해외자산통제국)는 중국 위슨(WISON) 조선소를 러시아 관련 제재 대상에 등재했다. 러시아의 대규모 LNG(액화천연가스) 개발 사업인 '북극 LNG 2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발전 모듈을 위슨 조선소가 제작·공급했다는 이유에서다. 선박 간 화물교환, 항적 숨기기 등 방식도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위슨은 △미국 내 자산 차단 △미국과의 금융거래 금지 등의 제재를 받게 됐다. 특히 이 회사와 거래를 하거나 지원을 하는 기업들도 동일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글로벌 조선 업계에서 위슨이 사실상 퇴출되는 효과가 예상된다.
위슨은 중국 유일의 FLNG 건조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 발주된 FLNG 프로젝트는 총 10척으로 파악되고 있는데, 여기서 3척을 위슨이 담당했다. 위슨은 최근 이탈리아 ENI의 FLNG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미국 델핀 FLNG 2호선의 개념설계(Pre-FEED)를 맡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지만, 미국 정부의 제재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됐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위슨이 현재 건조 중인 FLNG 경험은 향후 사업에 큰 발판이 될 전망이었는데, 제재 조치로 인해 앞으로 글로벌 발주처의 선택을 받는 게 사실상 어려워졌다"며 "델핀 FLNG 2호선 역시 삼성중공업의 안정적인 수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의 차세대 FLNG 독자모델인 MLF-N의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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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은 올해 FLNG 사업에 더욱 드라이브를 건다는 방침이다. FLNG는 천연가스를 채굴한 뒤, 이를 정제하고, LNG로 액화해 저장·하역까지 할 수 있는 복합 해양플랜트다. '바다 위 LNG 공장'으로도 불린다. 미국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해 LNG 공급이 늘어날 경우, FLNG에 대한 주문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계약금액이 2조원 대에 달하고, 이익률 역시 10%에 가까운 고부가 사업이기도 하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글로벌 LNG 수요 증가와 함께 FLNG 발주는 지속 늘어날 것"이라며 "연 1∼2기의 FLNG 수주를 꾸준히 이어나가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조선 업계 관계자는 "FLNG의 경우 기술 장벽이 있는 분야이기에 시장을 선점한 삼성중공업이 향후 꾸준한 수주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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