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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사재기 나선 中… 美 제재 대비 작년 수입액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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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서 중국이 첨단 장비뿐만 아니라 반도체까지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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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대한 미국의 수출 통제가 강화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장비뿐만 아니라 반도체까지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바이든 행정부가 임기 말까지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안을 내놓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에도 이 같은 통제가 더욱 심화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각)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반도체 수입액은 전년 대비 10.4 % 증가한 385억달러(약 56조원)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의 더욱 광범위하고 엄격한 무역 제재가 시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드러난 결과”라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가 종료되기 직전까지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안을 추가로 내놓는 등 중국 반도체 산업 육성을 가로막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12일에도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과 백악관은 미국산 인공지능(AI) 반도체와 최첨단 AI 모델에 대한 수출과 재수출, 국가 내 이전 등을 위해서는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내용의 추가 규제안을 발표했다.

출범을 앞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중국에 대한 통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기간 내내 반도체뿐만 아니라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60%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13일 블룸버그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중국의 첨단 기술 굴기와 관련해 미국 의회 여야 모두 국가 안보에 대한 우려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에 반도체 수입 길이 차단될 것이란 중국 기업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첨단 반도체 비축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히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AI 서버용 반도체뿐만 아니라,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 차세대 기술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에서도 반도체가 필요한 중국 입장에서는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은 그동안 제3국을 우회하는 형태로 미국의 수출 규제를 회피해 반도체를 조달해 왔지만 이 같은 우회로를 차단하는 규제안까지 미국이 발표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강성철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 연구위원은 “과거 미국이 반도체 첨단 장비 규제를 예고하자 중국이 ASML과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장비를 대거 사재기했던 것과 유사한 양상”이라며 “아직 내재화율이 더딘 AI 서버용 고성능 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 그밖에 차세대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에서 대거 수입해 반도체를 비축해 두려고 했을 것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도 규제가 심화될 것이란 불안감이 더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전병수 기자(outstandi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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