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올해 첫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3.0%로 유지하기로 했다. 경기부양을 위해 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고환율 대응을 위해 동결을 택한 것이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전원이 ‘3개월 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라고 말해 2월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은이 연내 3회 금리인하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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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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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은이 2월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하며, 추가로 5월, 8월까지 추가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면서 “이달 금통위는 큰 틀의 금리인하기는 유지하면서도 ‘속도조절’ 차원의 동결로 풀이된다”고 했다.
건설업계에서는 한은의 금리인하 기조가 자금조달에 숨통을 트는 밑그림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9월 말 1, 2차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사업성 평가 실시 후 C, D등급을 받은 현장들은 경공매로 넘기거나 자금을 투입, 재구조화하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자금조달에 난항을 겪으면서 정리된 현장 비율은 23%, 재구조화 된 현장은 20% 수준이다.
다만 최근 들어 건설사들의 자금조달 금리가 꺾이는 등 자금조달 시장이 진정되는 분위기다. 중견건설사 한양이 지난해 12월 24일 발행한 신종자본증권(영구채) 400억원어치의 표면이자율은 연 6.59%로, 한 달 앞서 발행한 회사채(녹색채원) 1년물 금리(7.9%) 대비 1.3%포인트(p) 낮은 수준이다. 올해 한은의 금리인하가 본격화되면 건설업체들의 자금조달 환경이 더욱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은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자산 매각을 통해 회수된 자금이 신규 우량 사업에 투자되는 사이클이 지연되면서 시장 회복이 억제된 상황”이라면서 “건설업종의 반등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조달 비용 하락”이라고 했다.
주택시장의 거래 회복을 위해서도 금리인하가 뒷받침 돼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하반기 한은이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금융당국이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해가 바뀌면서 시중은행들이 대출한도를 늘려가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 등이 조건부 전세대출 규제를 완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변동형 대출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지난달 11개월래 최대폭으로 하락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22%로 전월(3.35%) 대비 0.13%p 내렸다. 신규 코픽스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내림세다. 금통위가 열린 지난 6일 기준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3.37~5.87%로, 지난해 마지막 금통위가 열렸던 11월 29일(3.57~5.97%)에 비해 대폭 내렸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지금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변수는 금리인하와 경기침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시장이 관망세를 보이겠지만, 금리인하 영향력이 시간차를 두고 하반기에 반영된다면 전세거래를 시작으로 매매거래도 차츰 회복될 것”이라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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