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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6 (목)

“낙태한 여성 아이는 지능 낮아”…中 병원 포스터 문구 공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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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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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병원이 ‘낙태를 한 여성이 낳은 아이는 반항적이고 지능이 낮다‘는 낙태 반대 포스터를 게시해 공분을 샀다.

13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허위안에 있는 허위안 유하오 병원은 환자 대기실에 낙태 반대 홍보 포스터를 붙였다.

‘가정 교육 공공 복지 전시회’의 일환으로 게시판에 포스터가 전시됐다. 포스터는 효도를 강조하며 성적 비행이 가장 나쁜 행위라 표현했다.

포스터에는 ‘낙태를 한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반항적이고, 화를 잘 내고, 부모를 존중하지 않고, 저체중이고, IQ가 낮고, 건강이 좋지 않은 경향이 있다’는 내용도 적혀있었다.

또 ‘낙태는 남성의 대를 끊고, 남성 가족의 활력을 해친다’는 문구를 빨간색 굵은 글씨로 강조하기도 했다. 해당 전시에서는 ‘성격 나쁜 아이’를 여자아이로, ‘착한 아이’를 남자아이로 묘사해 성별 고정관념이 강화됐다고 SCMP는 보도했다.

포스터에는 낙태와 유산이 여성에게 미치는 위험성에 관한 내용도 있다. 우울증, 불안, 불면증 등 심리적 문제와 자궁내막염, 불임 등 신체적 부작용을 나열했다.

사진=엑스(X·옛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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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터는 한 네티즌이 촬영해 1일 소셜미디어(SNS)에 공유하면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낙태가 여성 몸에 해롭지만, 어떻게 남성과 그의 가족에게 해를 끼친다고 왜곡하냐”, “공익 캠페인이 봉건적 미신 홍보로 바뀌었다. 청나라로 돌아간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2일 지역 보건 위원회가 해당 사안에 대해 조처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구체적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병원 측은 논란이 커지자 “외부 공익 캠페인의 하나이며, 이미 (포스터는)철거됐다”고 전했다. 이어 “포스터는 외부 기관이 한 일이고, 우리는 해당 캠페인을 검토하지 않고 전시를 허용했다”고 주장했다.

중국 통계에 따르면 2023년 중국에서 행해진 낙태 수술은 약 900만 건이다. 이는 같은 해 출생아 수인 902만 명과 비슷하다. 낙태 건수의 50% 이상은 15~24세의 미혼 여성이고, 낙태를 반복하는 비율은 55%를 넘었다.

최강주 동아닷컴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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