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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14 (금)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470일 만에…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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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주간 교전 멈추고 인질·수감자 교환

영구 휴전까지 2·3단계 협의는 남아

이, 합의 후에도 공습… 팔 “73명 사망”

트럼프, 중동특사 보내 전방위 압박… 결국 포성 멎다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

이·하마스에 “지옥 펼쳐질 것” 경고

위트코프 특사 휴전 합의 중요 역할

네타냐후, 트럼프 취임 선물 안겨줘

트럼프 “대선서 승리한 덕” 자화자찬

이·팔 막판까지 공습·공방… 진통 여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가 마침내 휴전 합의에 도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발생한 ‘외교적 변곡점’이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았던 전쟁을 멈추는 핵심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이날 우선 42일간 교전을 멈춘 뒤 인질과 수감자를 교환하면서 영구적 휴전을 논의하는 3단계 휴전에 합의했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19일 휴전이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고 아랍권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전쟁 발발 후 470일 만이며, 1차 휴전이 파기된 지 410일 만이다.

세계일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15개월 만에 멈춘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인질 석방을 요구하던 시위대가 휴전 합의 소식에 서로를 껴안으며 환호하고 있다(왼쪽 사진).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 알발라에서도 거리로 뛰쳐나온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손을 치켜들며 휴전 협상 타결을 기뻐하고 있다. 텔아비브·데이르 알발라=EPA·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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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안에 따라 하마스가 1단계로 인질 33명을 석방하고 이스라엘도 석방되는 자국 민간인 인질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30명을, 이스라엘 여성 군인 1명당 팔레스타인 수감자 50명을 각각 풀어주기로 했다. 아울러 이스라엘군은 휴전 첫 단계에 가자지구에서 점진적으로 병력을 철수해야 한다. 이후 양측은 휴전 16일 차가 되면 이스라엘 남성 군인 석방과 영구적 휴전, 이스라엘군 완전 철수 등 의제를 포함하는 휴전 2단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다.

다만 합의 후에도 인명피해가 이어지는 등 막판 진통을 겪는 모양새다. 이스라엘 측이 16일 “하마스가 마지막 순간에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 합의 일부를 파기하고 막판 위기를 조성해 합의를 막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휴전 합의가 깨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스라엘 내각은 이날 회의를 열고 이 휴전안을 승인할지 표결할 예정이었다. 하마스 측은 ‘합의 일부 파기’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합의를 수용한다고 반박했다. 팔레스타인 민방위국은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 이후에도 가자지구 공급을 지속해 어린이 20명과 여성 25명을 포함해 최소 7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앞서 합의가 발표됐을 때만 해도 가자지구 주민들은 전쟁의 공포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안도감과 환희에 휩싸인 상태였다.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거리로 뛰쳐나온 주민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면서 박수를 치는 등 잠시나마 기쁨을 만끽했다. 가자 남부에서는 휴전을 축하하는 ‘즉석 퍼레이드’도 했다.

휴전 협정 타결은 트럼프 당선인 취임으로 인한 국제 정세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하마스의 경우 이미 일찌감치 휴전 의지를 내비쳐왔다. 오랜 전쟁 포화 속 가옥 92%, 상업시설 80%가 피해를 입고, 도로와 농지 68%가 기능을 상실하는 등 피해가 막대했던 영향이다. 사망자가 4만6700여명, 부상자가 11만명을 넘어서는 등 인적 피해도 극심했다.

세계일보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 총리실 근처에 건물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미지가 담긴 현수막이 걸러져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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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스라엘은 연립정부 내 일부 강경파들이 휴전에 극렬히 반대해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카타르 등 중재국들의 노력에도 휴전 협상에 진전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레이스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이·하마스 전쟁을 끝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하마스가 억류 중인 미국인 포함 인질을 자신의 취임(20일) 때까지 석방하지 않을 경우 “중동에서 전면적인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표면적으로는 하마스를 향한 경고지만 이스라엘에도 압박으로 작용했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당선인이 임명한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평화 특사도 양측을 적극 압박했다. 합의 물꼬를 튼 결정적 역할로 평가된다. 협상을 중재해 온 아랍권 관계자들 사이에선 “트럼프 당선인의 특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한 번 만난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1년 노력보다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휴전 협상에 참여하기 위해 카타르 도하에 머물던 위트코프 특사는 지난 11일 이스라엘을 전격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를 만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 집권 1기 때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네타냐후 총리는 차기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취임 전 휴전 협정 체결이라는 외교정책 성과를 ‘선물’로 안겨준 것으로 보인다.

휴전 협정 타결이란 성과를 과시할 기회를 트럼프 당선인은 놓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서 “우리는 중동에서 인질들을 위한 합의에 도달했다”면서 “이 장대한 휴전 합의는 오직 우리의 역사적인 작년 11월 (대선) 승리로 인해 가능했다”고 공을 자신에게 돌렸다. 이번 휴전 협정 중재를 직접 이끈 바이든 대통령조차도 “이 협상이 내 행정부에서 개발되고 진행됐지만, 차기 정부에서 대부분 이행될 것”이라며 “지난 며칠 동안 우리는 한 팀으로 일했다”고 트럼프 당선인에게 공이 있음을 일부 인정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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