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화재 비행제한 구역서 ‘쾅’... 드론과 충돌한 소방항공기 운영 중단

7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팰리세이즈 인근화재 현장에 등장한 소방 항공기. /AFP 연합뉴스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팰리세이즈 화재 지역 상공을 비행하던 소방 항공기가 민간 드론과 충돌하면서 날개가 손상돼 운항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소방청은 “소방항공기가 9일 민간 무인 항공기와 충돌하면서 항공기 날개가 손상돼 더 이상 운항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LA소방국에 따르면, 사고는 현지 시각 9일 오후 1시경 팰리세이즈 화재 지역에서 발생했다. 사고 항공기는 LA소방국이 캐나다 퀘벡주에서 임대한 캐나다에어 CL-415 슈퍼스쿠퍼 퀘벡 1호다. 에릭 스콧 LA소방국 대변인은 “퀘벡 1호가 드론과 충돌하면서 날개가 손상됐지만 다행히 인명피해 없이 착륙했다”며 “퀘벡 1호는 추가 조사 및 수리가 이뤄질 때까지 운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번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CL-415 슈퍼스쿠퍼는 1회에 1600갤런의 물을 적재할 수 있으며, 화재 현장으로 날아가 물을 뿌린 후 다시 물을 재충전하는 데에 단 5분이 걸리는 고성능 소방항공기다. 길게는 재충전에 10분이 걸리더라도 1시간에 6회 이상 진화 작업이 가능한 셈이다.

드론과의 충돌 사고로 날개가 손상된 소방항공기. /LA소방국 X(옛 트위터)

FAA는 화재 진압 기간 LA지역에 임시 비행제한을 실시해 소방 작업과 무관한 드론의 비행은 전면 금지됐다. 그럼에도 소셜미디어에는 산불 현장을 촬영한 드론 영상이 다수 게시됐다. 당국은 수년간 드론이 소방항공기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지난해 9월에도 남부 캘리포니아 ‘라인 화재’ 진압 중 최소 2건의 드론 침입이 보고됐다.

드론이 목격되면 최소 15분에서 최대 30분간 소방항공기 운항을 중단해야 한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크리스 토마스 캘리포니아 소방청 대변인은 “우리는 ‘드론이 뜨면, 우리는 못 뜬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며 “일부 사람들이 화재 현장 촬영을 시도하면서 소방 작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FAA는 성명을 통해 “공공 토지에서 소방활동을 방해하는 행위는 최대 12개월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으며, 임시 비행 제한 기간에 산불 진압 등 비상 대응 작업을 방해하는 드론 운영자에게는 최대 7만5000달러의 민사상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FAA 웹사이트에는 “산불 현장 주변에서 드론을 날릴 경우, 소방 기관은 공중 충돌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항공기를 정지시켜야 한다”면서 “항공기 운항 정지로 공중대응이 지연되면, 지상에 있는 소방관과 주민, 주민의 재산이 큰 위협을 받게 되며 산불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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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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