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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재명-중국 기자 비밀회동?’…국힘발 가짜뉴스에 외신기자들 “깊은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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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국민소통위원회·허위조작감시단 소속 의원들과 관계자들이 1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 민원실 앞에서 국민의힘 \'진짜뉴스발굴단\' 고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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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의 공개 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국 기자들과 비밀 회동을 해 대화 내용이 그대로 중국 정부에 보고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비밀회동’이라고 한 모임은 미국과 일본, 영국, 중국 언론사들과의 간담회로 드러났다. 해당 간담회에 참석했던 기자들은 10일 국민의힘에 “깊은 유감”을 표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이재명 대표와 중국을 얽지로 연결시킨 ‘가짜뉴스’를 생산하며 ‘반중·혐중’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상휘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엄중한 시기에 이재명 대표가 중국에 정보 전달 가능성이 높은 신화통신 기자가 포함된 외신기자들과 비밀 회동을 가졌다”며 “중국 신화통신은 중국 관영매체로 사실상 첩보기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특파원들은 중국 공산당과 무관하지 않으며 이재명 대표와의 대화 내용은 그대로 중국 정부에 보고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회동은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법률 김영란법 위반”이라고도 했다.



이 위원장이 ‘중국 기자들과의 비밀회동’이라고 한 모임은 지난 8일 오전 마포의 한 북카페에서 열린 외신 기자간담회였다. 참석한 기자들에 따르면, 이 모임은 애초 일본계 외신기자들이 대한민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부 모임’이었다.



그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을 포함해 정당 수뇌부 인사와 재계 지도자 등 다수의 인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진행하다가, 이번에는 민주당 쪽과의 사전 조율에 따라 일본 언론의 기자들 외에도 미국, 영국, 중국 언론사 기자들도 초청해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한다.



지난 8일 간담회엔 중국 신화통신과 인민망 기자들은 물론 일본 언론의 기자들과 미국의 시엔엔(CNN),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영국의 비비시(BBC) 방송 기자까지 15명이 참석했는데, 국민의힘은 유독 중국 신화통신 기자의 참석을 문제 삼으며 이재명 대표와 중국을 싸잡아 공격한 것이다.



간담회에 참석했던 외신기자들은 이에 “이번 비공개 간담회는 언론과 정치인이 만나 의견을 교환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취재활동의 일환”이라며 “부당한 의혹 제기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이들은 “이는 ‘비밀 회동’이라는 음모론적 서사를 부여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며 “나아가 이러한 정당한 취재활동을 ‘법률 위반’이라 단언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공정한 취재환경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외신 기자들이 국적, 인종, 성별 등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자유롭게 취재를 전개하며 이를 통해 수집한 대한민국의 소식을 국외에 발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해당 매체의 보도와 이를 바탕으로 한 국민의힘의 입장 표명은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외신의 자유로운 취재를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외신기자의 향후 국내 취재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도 이런 의혹에 정면으로 반박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당시 이 대표와 외신기자 간담회 현장에 함께했던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와 관련해 “일본계 특파원 공부모임, 그리고 외신기자클럽 회원들이 주가 된 한국주재 주요 언론사 특파원들이 이재명 대표와 저를 비롯한 민주당 관계자와 여러 사안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는 편안한 간담회”였다며 “(국민의힘이) 친중 운운하면서 이상한 프레임을 만들고 가짜뉴스를 퍼트리고 윤석열 계엄으로 떨어진 국격에 해외 특파원들까지 모욕함으로써 제2의 국제적 망신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민주당 법률위원회·국민소통위원회·허위조작감시단 소속 의원들과 함께 이상휘 국민의힘 미디어 특위 위원장 겸 진짜뉴스발굴단장과 단원들을 국가수사본부에 ‘허위 사실적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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