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 큰일 났다” 구자은 LS 회장이 우려 표한 이유는? [CES 2025]

구자은 회장 2018년부터 매년 CES 참석

“중국 하드웨어 측면에서 많이 성장”

“한국 기업 다른 길 모색해야…LS도 절실해야”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도 선전 예상

“미국 시장 LS에 우호적”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 참석, LG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한영대 기자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한영대 기자] “한국 기업들은 큰일 났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서 올해 전시에 대한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구 회장은 2018년부터 매년 CES에 참석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술 트렌드를 직접 점검하면서 LS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상하기 위한 것이다. 올해 CES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TCL, 하이센스 등이 마련한 부스를 방문하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직접 살펴봤다. LG전자 부스에서는 30여분 동안 머물면서 LG 가전과 전장 기술 등을 직접 체험했다. 그러면서 “LG AI 조직이 삼성보다 더 크냐” 등 질문을 이어갔다.

구 회장은 가장 인상 깊었던 부스로 중국 가전 업체인 TCL, 하이센스를 꼽았다. 그는 “20년 전 중국에 살았을 때 하이센스 TV를 사면 채널을 돌릴 때마다 볼륨 조정을 따로 해야될 정도로 기술력이 좋지 않았다”고 회상하면서 “그런데 부스를 돌아보면서 하이센스는 물론 TCL이 정말 많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하드웨어는 (우리나라와 비교해도) 이제 거의 손색이 없다”며 “우리나라가 중국과 하드웨어로 경쟁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한때 가전 강국이었던 일본이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삼성, LG도 빨리 다른 길을 모색해야 될 같다”고 말했다.

구자은(가운데) LS그룹 회장이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 참석, LG 부스에 마련된 전장 기술을 체험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LS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구 회장은 “CES를 둘러보면서 AI를 비롯한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럴 때일수록 LS는 절실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면서 “LS에도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인력이 굉장히 많지만, 우수한 인력을 추가로 뽑아 LS한테 맞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 회장은 “CES에 나온 모든 AI 제품들이 우리 사업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돼 있다”며 “AI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우리와 어떻게 접목할지가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도 LS는 견조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LS는 미국 시장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계열사인 LS전선은 미국에 약 1조원을 투자해 현지 최대 규모의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해저케이블 공장은 올해 4월 착공식을 진행할 것이라고 구 회장은 밝혔다.

㈜LS 미국 자회사인 에식스솔루션즈는 최근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에 성공했다. 총투자 금액은 2억달러다. 에식스솔루션즈는 전자장치에 감는 피복 구리선인 권선을 생산하고 있다.

구 회장은 “그룹 전체적으로 살펴봤을 때 미국 시장은 LS에 기회”라며 “LS일렉트릭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많이 주목받았고, LS전선도 좋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에서 공격적인 전력 인프라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전력기기를 생산하는 LS일렉트릭, 전선을 만드는 LS전선은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지난해랑 비슷하거나 혹은 더 좋게 나올 것”이라며 “코로나 팬데믹 때도 우수한 실적을 달성했던 만큼 경기와 상관없이 실적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