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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라스베이거스의 ‘칩워’…“필요한 건 스스로 만들어야” [CES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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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시이에스(CES) 2025’의 에스케이(SK)그룹 전시관 모습.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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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시이에스(CES) 2025’의 에스케이(SK)그룹 전시관은 에스케이하이닉스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6단 샘플을 보려는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고대역폭메모리는 디램을 여러 겹 쌓아 데이터 전송 속도(대역폭)를 끌어올린 메모리 반도체로 인공지능(AI) 칩에 특화한 제품이다. 에스케이하이닉스는 시이에스에서 이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를 처음으로 공개했는데, 인공지능(AI) 기술의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터라, 공개 전부터 관심이 집중됐다.



‘눈에 보이는’ 신제품과 기술을 관객들에게 시연하는 다른 기업들의 전시관과 달리, 이번 에스케이그룹의 전시관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의 흐름을 형상화하는 데 주력했다. 가상의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연출하는 엘이디(LED) 조형물은 쉴 새 없이 반짝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전시관에는 고대역폭메모리 외에도 에너지 솔루션, 클라우드 서비스 등 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들이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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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에스(CES) 2025’ 에스케이(SK)그룹 전시관에 공개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6단 샘플.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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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데이터센터를 연상시키는 전시관은 에스케이그룹의 사업 방향을 드러낸다. 이날 전시관을 찾은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지금은) 인공지능 반도체를 하고 있지만, 새롭게 하는 것은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솔루션이 될 수 있는 모델을 찾는 것이며 인공지능 데이터 관련 비즈니스를 중점 추진 과제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함에 따라, 인공지능 개발과 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데이터센터는 향후 성장 가능성이 많은 분야로 꼽혀왔다.



이번 시이에스는 인공지능 개발을 선도하는 미국 한복판에서 열린 전시회다. 시이에스의 서두는 인공지능 칩의 ‘황제’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열었고, 인공지능을 로봇과 가전 등 다양한 폼팩터(물리적 외형)에 얼마나 접합할 수 있는지 보여주려는 참가 기업들의 ‘열전’이 이어졌다. 삼성전자와 엘지(LG)전자도 인공지능 홈 전략을 앞다퉈 내놨다. 여기에 에스케이는 인공지능 개발의 핵심인 반도체(칩) 신제품을 내놓고, 엔비디아와의 협력도 과시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 한국, 일본, 대만 등의 ‘칩워’가 바야흐로 ‘에이아이워’(인공지능 전쟁)로 발전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 전시회였다.



최태원 회장은 한국의 인공지능 산업 발전을 위해선 ‘인공지능 인프라(사회기반시설)’와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다. 최 회장은 “인공지능을 만들고 연구하는 사람이 인공지능을 가지고 실험해 결과가 나오는 기본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다른 나라, 다른 곳에 전부 의존하게 되면 우리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다. 우리가 필요한 건 스스로 만들어야지 남에게 영원히 의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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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시이에스(CES) 2025’의 에스케이(SK)그룹 전시관을 방문한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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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기술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를 미국에서 만났다고 전하며, 에스케이하이닉스의 엔비디아 고대역폭메모리 공급과 관련해선 “하이닉스의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의 요구)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하이닉스 개발 속도가 엔비디아 개발 속도보다 뒤처져 있어서 ‘더 빨리 개발해달라’는 요구를 받아왔다”면서 이제 “역전 형태가 일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1월 최 회장은 엔비디아로부터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제품 공급을 6개월 앞당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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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에스(CES) 2025’ 에스케이(SK)그룹 전시관에 공개된 에스케이씨(SKC)의 유리기판(Glass Core).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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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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