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건설 자금난에 법정관리행, 건설업계 위기감 고조
"아직 사업 계획 못 짜"…리스크 최소화, 외형보다 '안정'
서울의 한 재건축 진행 단지. 2023.10.2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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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급 순위 30위권 이내의 A 중견 건설사는 지난해 수도권 택지지구 땅을 처분했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이 여의찮은 데다 미분양 우려에 아예 분양 계획을 접고, 정부 발주 위주의 SOC 사업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관급공사는 큰 마진율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손해를 보는 것보다는 차라리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서울=뉴스1) 전준우 한지명 기자 = 경기 침체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덮치며 건설업계의 매서운 혹한기가 이어지고 있다. 중견 건설사 신동아건설이 자금난에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며 생존을 위한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하는 분위기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가 바닥인 줄 알았는데, 올해도 나아진 게 없다"며 "정치권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새해 사업 계획도 아직 확정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건설업계는 2022년 레고랜드 사태에 이어 지난해 태영 워크아웃 등 PF대출 부실, 원자잿값 인상에 따른 공사비 급등, 미분양 증가 등 악재에 둘러싸여 있다.
여기에 계엄 사태가 촉발한 탄핵 정국에 정치적 불안이 덮치며 정부 주도의 정책 사업은 동력을 크게 잃었다. 대외적으로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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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 악재에 정치적 불안까지…리스크 최소화, 내실 경영 '방점'
이에 건설사들은 올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한화(000880) 건설부문은 매출 외형 확대보다 이미 수주한 사업장의 관리 강화와 안정적인 수행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사업을 비롯해 수서역 및 대전역, 잠실 마이스 등 대규모 전략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는 데 역량을 모을 전망이다.
반도건설은 주택 사업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품질 강화를 통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도 서울과 수도권, 5대 광역시 위주로 사업성을 꼼꼼히 따져 선별 수주할 계획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입주자 사전점검 이전에 직원들이 먼저 점검해 하자 여부를 꼼꼼히 따지고, 마감재나 조경 등 같은 가격에 좀 더 실용적이고 고객 만족도를 끌어올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좀 더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집을 만들고 경쟁력을 높이자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집만 짓지 않는다"…반도체·에너지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반도체·에너지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건설사도 늘고 있다. SK에코플랜트(003340)는 올해 반도체 하이테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조직 개편에 따른 임원 감축에 이어 50대 이상 고연차 직원들의 명예퇴직을 단행하고, 서울 도심에 위치한 사옥을 오는 2027년 영등포로 이전하는 등 비용 절감에도 힘쓰고 있다.
새해 사명을 바꾼 BS한양은 올해 전남 여수시에 조성하는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사업과 전남 해남군 일대 약 2090만㎡(632만 평 규모) 부지에 추진 중인 솔라시도에 역량을 집중한다.
솔라시도에 약 4200세대 규모의 주거단지를 조성할 계획인데, 올해 하반기 1000세대 규모의 시범 단지 분양을 준비 중이다.
이미 위기 경험, 선제 대응…올해 성과 개선 기대 건설사도
이미 위기를 딛고 올해 구체적인 성과를 기대하는 건설사도 있다. 2022년 12월 글로벌세아그룹에 편입된 쌍용건설은 지난해 약 750억 원 규모의 아이티 태양광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수소 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주택 사업 비중도 경기권 노후 아파트 리모델링을 중심으로 지난해보다 늘릴 계획이다.
두산건설(011160)은 두산그룹 전체를 유동성 위기에 빠뜨렸던 2009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 위브더제니스 대규모 미분양 사태를 반면교사 삼아 선제적으로 데이터 기반의 선별 수주를 추진, 지난해 3분기까지 자체 분양한 사업장에 대해 100% 완판을 달성한 바 있다.
junoo568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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