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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러시아 “그린란드 미국 편입은 주민 의견 존중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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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특별군사작전’ 정당화 논리 활용하려는 듯

경향신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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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린란드 매각 의사를 노골화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이를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정당화 논리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9일(현지시간) 타스통신 보도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덴마크령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상황의 다소 극적인 전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린란드 통제권 확보를 위해 군사적 조치를 배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하며 최근 무력 사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이 미국과 덴마크, 혹은 다른 양자관계 문제에 국한된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단순한 성명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린란드 주민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며 “서방은 러시아와 재결합하기로 한 새로운 4개 지역 주민들의 의견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점령한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주민들이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합병에 찬성했다고 주장한 것을 상기시키는 발언이다.

블라디미르 바르빈 주덴마크 러시아 대사는 대사관 텔레그램에서 “그린란드 주민들은 외부 간섭 없이 덴마크 법률 틀 내에서 섬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페스코프 대변인은 유럽이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유럽은 조심스럽게, 거의 속삭이듯이 반응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당선인의 그린란드 매입 의지는 북극 지역에서의 러시아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확보하면 러시아를 겨냥한 미사일 배치 장소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북극 지역은 러시아의 국익과 전략적 이익에 중요한 지역으로, 러시아는 이 지역에서 계속 존재할 것”이라며 “평화와 안정을 위해 모든 국가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에도 러시아와 고위급 접촉을 재개할 정치적 의지를 유지한다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를 환영할 것이라고 페스코프는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측에서 아직 접촉 요청은 없으며 “그가 취임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에 트럼프의 그린란드와 캐나다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겠다는 계획과 관련해 “단순히 세계를 재편하겠다는 비현실적인 발상”이라며 비판했다.


☞ 트럼프의 그린란드 매입 발언, 분노와 기대 뒤섞인 주민 반응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091531001



☞ 덴마크 총리 “그린란드는 주민들의 것…매물 아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082020035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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