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에 ‘널뛰기’ 언제까지
“美 경제 비상 선포… 관세 프로그램 검토”
트럼프 언급에 전일 야간 1464원 ‘터치’
새해 진정 조짐도 트럼프 이슈에 흔들
국내 금통위·추경 규모 등 변수 줄줄이
시장선 “불확실성 해소 1분기는 지나야”
대기업 63% “올해 환율 1300원대 적용”
상의 “충격 줄일 대책·체질 개선 등 필요”
코스피가 전 거래일(2521.05)보다 0.85포인트(0.03%) 상승한 2521.90에 마감한 9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719.63)보다 3.89포인트(0.54%) 오른 723.52에 거래를 종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455.0원)보다 5.5원 뛴 1460.5원에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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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58.6원으로 출발한 뒤 전일보다 5.5원 오른 1460.5원에 마감했다.
전날 야간거래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근거로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해 새로운 관세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전해지자 최고 1464.50원까지 치솟았다. 이날 저점은 1444.50원으로, 변동 폭이 20.00원에 달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4.7330%까지 상승하며 작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108 후반대에서 해당 보도 후 즉각 109선 위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까지 비상계엄 후폭풍으로 급등세를 보이던 환율이 올해 들어 트럼프 정책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 측이 보편관세 공약을 일부 핵심 품목에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가 나온 7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16.2원이나 떨어진 1453.5원에 마감(주간거래)했다. 지난해 12월23일 주간 거래 종가(1452.0원) 이후 8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달러인덱스는 장중 107.75까지 급락했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가짜 뉴스의 또 다른 예”라고 일축한 뒤 달러인덱스와 원·달러 환율 모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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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을 자극할 대내외 이벤트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탄핵정국의 불확실성은 이미 반영됐지만, 앞으로는 16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와 야당에서 주장하는 추경이 얼마나 실행될지가 관건”이라며 “한은이 1월에 금리 인하를 하지 않아도 2월에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과 함께 내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 환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환율 하방 압력을 제한한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성향상 취임 초기부터 협상 카드인 보편적 관세를 포기하는 입장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관세 관련 불확실성은 최소 1분기 중 크게 해소되기 어렵고 선별적 관세의 구체적 윤곽은 1분기를 지나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5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요 대기업의 환율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5년 사업계획 수립 때 현재 수준인 1450∼1500원 범위로 환율을 적용한 기업은 11.1%에 불과했다. 1350∼1400원 범위가 33.3%로 가장 많았고, 1300∼1350원 범위가 29.6%로 뒤를 이었다. 주요 대기업 10곳 중 6곳이 1300원대 환율을 적용한 것이다.
이에 사업계획 수립 시 적용한 환율과 실제 환율의 차이가 발생함에 따라 충격을 줄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강석구 상의 조사본부장은 “불안정한 환율 상승이 자본 유출, 신인도 하락 등 ‘눈덩이 효과’처럼 확대되지 않도록 외환시장 안정화와 기업 유동성 지원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이 기회에 우리 경제의 과감한 체질 개선과 구조적 전환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이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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