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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이슈 로봇이 온다

차세대 원전, 전력 인프라, 로봇 두각 나타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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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네가 있어 다행이야”... 을·사·7·友


3. 차세대 원전

SMR 시장 커지며 두산에너빌 두각

이번 설문에서 증권사 리서리센터장들은 글로벌 원전 시장이 다시 커지는 상황에서 새해 소형모듈원전(SMR)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SMR은 하나의 용기에 원자로와 증기 발생기, 냉각재 펌프, 가압기 등 주요 기기를 모두 담은 일체형 원자로다. 대형 원전을 지을 때는 일일이 설계를 해야 하고 건설 기간이 오래 걸려 수조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에 비해 SMR은 모듈을 조립하는 방식이라 공사 기간이 짧고, 건설 비용도 수천억원대로 원전보다 저렴하다. 소형이라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와 연계해 분산형 원전을 구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SMR 시장 전망도 밝다. 영국왕립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2035년 전 세계 SMR 시장 규모는 630조원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는 2050년 신규 원전의 50%가 SMR로 건설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양한 장점이 부각되면서 기업들은 저마다 SMR 시장 선점에 안간힘을 쓰는 중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최근 미국 테라파워와 SMR 주기기 제작성 검토 등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새해 테라파워와 본격적인 주기기 제작을 위한 공급 계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테라파워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2008년 설립한 SMR 개발 기업이다.

이번 계약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테라파워 초도호기 SMR 기자재 제작 가능성 검토, 설계 지원 용역을 수행하게 됐다. 테라파워는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화력발전소 인근 용지를 활용해 345㎿ 용량의 SMR 1기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2030년 상업운전 예정으로 이 사업에 테라파워의 SMR 초도호기가 적용된다.

이로써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 엑스에너지를 포함해 미국 주요 SMR 개발 기업 3곳과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엑스에너지에는 2023년 1월 500만달러를, 뉴스케일파워에는 2019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1억400만달러를 투자했다. 김종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BG 부사장은 “향후 제작 역량을 한층 고도화하고 신규 제작공장 건설도 추진해 글로벌 SMR 파운드리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 전력 인프라

AI 데이터센터·美 교체 수요 급증

LS일렉트릭,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전력 인프라 업체들은 2024년 한 해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다. AI 시장이 커지고 데이터센터 관련 전력 수요가 폭증하면서 전력기기 수주 물량이 넘쳐난 덕분이다.

실제로 생성형 AI 열풍 덕에 글로벌 시장에서 데이터센터 건립이 잇따른다. AI 시스템을 가동하려면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이 필수다. AI 반도체 칩이 많은 전력을 쓰는 만큼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 대비 20배 이상 높은 변압기 용량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초고압 변압기, 배전반 등 전력 인프라, 시스템 수요가 급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트렌드는 2025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2022년 460TWh에서 오는 2026년 최대 1050TWh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시장에서 노후 전력망 교체 주기가 다가오는 점도 호재다. 미국 정부는 최근 고용량 전력망 설치, 시스템 현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 설치된 변압기의 70%가량이 25~30여년 전에 설치돼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와 함께 전력 소비량이 높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제조시설까지 미국에 속속 들어서면서 송배전 인프라 필요성은 더욱 높아진 가운데, 미중 갈등 여파로 미국이 탈중국 공급망 정책을 펼치면서 중국산 변압기가 찬밥 신세로 전락했다. 대신 품질 좋은 한국산 변압기 인기가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수혜를 누리는 중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전력망은 AI 기술 발전, 북미의 노후 전력망 교체, 유럽의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며 “대내외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2025년에도 초고압부터 중저압 전력기기에 이르기까지 전 부문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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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로봇

산업용 웨어러블·협동 로봇 두각

고령화, 청년 인구 감소, 기피 업종 외면으로 부족해진 노동력은 제조업 비중이 큰 한국은 물론 인건비 상승으로 몸살을 앓는 전 세계 산업계가 풀어야 할 숙제다. 이런 전 세계적인 사회 구조 변화와 맞물려 빠르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로봇 산업이다.

로봇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2021년 불과 332억달러였는데 2025년에는 530억달러(약 77조원), 2026년에는 약 741억달러로 커질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가 2030년 1600억달러(약 217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황성진 흥국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AI 시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AI를 탑재한 로봇이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로봇은 쓰이는 곳에 따라 크게 산업용과 서비스용, 의료용, 군사용, 교육·연구용으로 나뉜다. 이 중 로봇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는 HD현대로보틱스, 두산로보틱스 활약이 두드러진다. HD현대로보틱스는 자동차 조립, 디스플레이 운반 등을 하는 산업용 로봇 분야 점유율 1위다. 기존 산업용은 물론 서빙·방역 로봇 등 서비스 로봇 시장까지 개척해왔다. 두산로보틱스는 새로운 팔레타이징(제품·수하물·상자 등을 옮기고 쌓는 작업) 협동 로봇 판매에 나서는 등 협동 로봇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다른 기업들은 웨어러블 로봇 시장을 공략하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11월 말 작업자 근력을 보조해 피로도를 줄이고 능률을 올리는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 ‘엑스블 숄더’를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엑스블 숄더를 현대차·기아 생산 부문에 우선 공급하고

2026년에는 유럽, 북미 등 해외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

매경이코노미

2024년 11월 27일 경기 고양시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웨어러블 로봇 테크데이에서 현대차 직원이 산업용 착용 로봇 ‘엑스블 숄더’를 입고 볼트를 조이는 모습. (현대차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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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 기자 kim.kyungmin@mk.co.kr,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91호 (2025.01.01~2025.01.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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