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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박근혜 탄핵 때보다 경제심리 위축…증시·환율 변동은 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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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탄핵정국 경제동향 발표



최근 정국 불안에 따른 가계·기업의 경제심리 위축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보다 심각하다고 국책연구기관이 경고했다.

8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1월 경제동향을 발표하며 “최근 경제는 생산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경기 개선이 지연되는 가운데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가 경기 하방 위험을 지목한 건 2023년 1월(“향후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 이후 2년 만이다.

중앙일보

신재민 기자


KDI는 최근 경제심리가 위축되는 주요 이유로 국내 정치 상황을 지목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해제한 이후 탄핵 정국이 펼쳐진 점을 얘기한 것이다. KDI가 경제동향을 발표하며 정치 변수를 언급하는 건 이례적이다. 그만큼 현 상황을 심각하게 본다는 뜻이다.

과거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때보다 최근의 가계·기업의 심리 위축 정도가 더 심각하다고 KDI는 설명했다. 소비자심리지수를 비교해 보면, 2016년 10월(102.7)부터 2017년 1월(93.3)까지 3개월 동안 9.4포인트 하락했다. 그런데 최근엔 지난해 11월(100.7)부터 12월(88.4)까지 1개월 만에 12.3포인트나 떨어졌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보다 낙관적이고,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박 전 대통령 때와 비교해 최근 경기가 나쁜 탓에 가계와 기업이 정치 변수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금융시장은 최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KDI는 평가했다. 탄핵 사태 이전과 이후를 비교했을 때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가치는 2016~2017년 7%가량 하락했는데,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는 5% 정도 내려가는 데 그쳤다. 강경훈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주가·환율 등 금융지표는 계엄 사태 이전에도 이미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변동 폭이 크지 않았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계엄 사태 이후 경제심리 관련 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대해 그는 “가계부채 등 실물경기 문제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KDI는 내수 경기 전반과 관련해 “건설업을 중심으로 미약한 흐름”이라고 했다. 대신 “반도체 생산과 수출이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며 경기 하방 압력을 완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세계 경제에 대해 KDI는 “완만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미국의 정책 불확실성, 지정학적 위험 등이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종=김민중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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