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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민심 거스르며 尹 엄호하는 친윤계 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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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거스르는 태도 朴 탄핵 때와 차이

“강성 지지층 업고 당내 입지 강화하고

쇄신파 쳐내고 공천권 등 1거3득 노려”

범보수 대선 후보 조사서 김문수 1위

“중도층 민심 잃어 패착될 것” 지적도

현 탄핵 정국이 8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가장 극적으로 다른 점은 국민의힘(당시 새누리당)이 민심을 대하는 태도다. 8년 전엔 탄핵 찬성파가 전체 의원의 절반(128명 중 최소 62명)에 이르렀고, 이는 개혁보수를 표방한 바른정당 창당으로 이어져 조기 대선에서 보수 적통 경쟁이 펼쳐졌다.

지금은 영 딴판이다. 탄핵소추안에 찬성 표결한 국민의힘 의원은 전체 108명 중 12명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되고, 소장파 목소리는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대신 친윤(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윤석열 대통령을 엄호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세계일보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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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지난주 각 언론사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이 70%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다. 윤 대통령 탄핵 시 치러질 조기 대선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 민심을 정면으로 거슬러서 좋을 게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윤계가 정권 재창출은 뒷순위로 미루고 당 헤게모니를 차지해 공천권과 같은 자기 밥그릇을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소수지만, 정치 고관여층이자 조직력이 뛰어난 강성 보수층을 등에 업으면 당내 싸움에선 쉽게 우위를 차지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당내 비주류를 중심으로 “친윤계가 지키려는 건 윤 대통령이 아닌 당권”이라는 시각이 존재한다. 친윤계 다수가 공천만 되면 당선 확률이 높은 TK(대구·경북)와 강원 지역에 쏠려 있는 만큼 전체 민심과 동떨어지더라도 강성 지지층 공략에 적극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소장파 의원은 8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극우적 모양새를 취하면 당내에서 반발하는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고, ‘내부의 적’을 공격하며 단결을 유도하고, 단결을 이룬 사람들끼리 당권을 잡을 수 있다”며 “친윤계 입장에선 강경한 행보가 당내 입지를 강화하고, 쇄신파를 쳐내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공천권도 확보할 수 있는 일거삼득인 셈”이라고 말했다.

당내 이견을 용납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커지면서 소장파들은 위축되고 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당 주장에 반하는 소신을 피력한 의원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당론과 다른 의견은 좀처럼 표출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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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반대로 보수진영에 강경 보수층이 미치는 입김은 강해지는 양상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보수진영 대선 주자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가장 적합하다는 의견이 15.6%로 1위를 차지했다. 김 장관은 부정선거론을 기반으로 형성된 강경 보수층이 내세우는 주자로 평가돼왔다(지난 4∼6일 성인 남녀 1013명 대상,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조기 대선이 가시화하면 친윤계가 자신들과 이해관계가 맞는 인물을 대선 주자로 세우는 것을 시작으로 당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관측이 많다. 그러나 당이 친윤계를 필두로 강경 보수층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중도층 민심이 떨어져 나가 결과적으론 패착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병관·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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