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윤석열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해 9월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을 맞아 서울 마포대교에서 마포경찰서 용강지구대 근무자와 함께 순찰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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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이려 한 욕심.” “그것도 죄라면 죄.”
2021년 12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는 ‘허위 이력’ 의혹을 인정했지만, 결혼 전 일까지 검증받아야 하느냐고 했다. 가짜 이력으로 대학 겸임교수를 한 게 간단한 문제가 아닌가. 그런데도 윤 후보는 “부분적으로는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허위 경력은 아니다”라는 말로 부인을 감쌌다. 혹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이듯, 해명은 황당했고 의혹은 커졌다.
김씨의 가짜 이력은 논문 표절과 연결된다. 김씨의 숙명여대 석사, 국민대 박사 학위 논문 다 표절 의혹을 받았다. 숙명여대는 2022년 12월 표절 조사에 착수했지만, 결정은 계속 미뤄졌다. 국민대 박사 논문에서도 부실·표절 의혹이 일었다.
학위 논문에서 표절 문제는 엄격히 다뤄야 할 영역이다. 이 문제로 눈물을 삼킨 공직 후보자들도 많다. 2006년 김병준 전 부총리는 교육부총리 임명 후 한나라당의 논문 표절 문제 제기로 13일 만에 낙마했다. 그러나 같은 국민의힘은 김씨 논문 표절엔 “제3자가 현재 기준으로 표절을 단정할 순 없다”는 궤변으로 국민을 기만했다.
대통령 배우자의 권력 눈치를 보느라 표절 심사를 미뤄온 대학 책임도 간과할 순 없다. 숙명여대가 최근 ‘표절’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고, 이 조사 결과를 김씨에게 통보했다고 한다. 통상 5개월 정도 걸리는 논문 검증은 3년이나 걸렸다. 대학도 김씨에게 밉보이면 온갖 불이익이 생길까 지금껏 몸을 사린 것인가. 논문 3편에 대해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라는 판단을 한 국민대도 표절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기를 권한다.
돋보일 욕심에 논문을 표절했을 수 있다. 진작 고개 숙이고 책임지면 될 것을, 변명을 늘어놓는 것은 윤석열 부부가 똑같다. 되돌아보면 리처드 닉슨 미국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 후 사임한 것은 바로 거짓말 때문이었다. 닉슨은 스스로 권좌에서 내려왔다. 당시 탄핵이 임박해 내린 결정이었지만, 대통령이 버티느라 국가 에너지를 소진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윤석열이 올라탄 탄핵열차도 속도를 내고 있다. 관저에 숨어 있는 내란 수괴에게 이런 기대를 하는 것은 무리일까.
이명희 논설위원 mins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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