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EV 지원 폐지 못할 것…제조업 일자리·기업 투자 진행 중"

미국 내 10만 9000개 일자리 창출…대부분 배터리 공장

'배터리 벨트' 이미 조성…중국과 경쟁 위해 지원 필요

LG에너지솔루션과 제네럴모터스(GM)의 미국 합작공장 전경.(얼티엄셀즈 제공)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전기자동차(EV) 산업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를 공언했지만 제조업 일자리와 함께 기업들이 이미 투자에 나섰다는 점에서 폐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과 일부 공화당원들의 전기차에 대한 연방 자금 지원 폐지 위협으로 미국 내 새로운 배터리 공장을 지원하기 위한 수백억 달러의 연방 자금이 위험하지만 해당 자금이 제조업 일자리 육성에 사용되고 있어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입한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자동차에 대해 최대 7500달러(약 1091만 원)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 정부는 2028년까지 약 750억 달러(약 109조 원)의 세액 공제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업계 등으로부터 지원을 받은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동안 IRA에 들어가는 막대한 예산을 다른 곳에 사용하겠다는 IRA 폐지를 내세웠다.

그러나 이미 SK를 비롯한 많은 기업들이 이미 미국 내 배터리 공장을 짓기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라 폐지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K온은 미국 포드자동차와 합작법인 '블루오벌SK'를 설립해 켄터키 1·2공장과 테네시 공장을 설립하고 있다.

또한 삼성SDI는 지난해 8월 GM과 35억 달러(약 5조 942억 원)를 투자해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2027년부터 P6 각형 배터리를 생산해 GM에 공급하기로 했다.

LG에너지솔루션 GM, 혼다, 현대자동차 등과 합작하거나 단독으로 테네시와 애리조나, 미시간 등에서 총 7개의 공장을 가동하거나 건설 중에 있다.

현대자동차는 조지아주 서배너 인근에 76억 달러(약 11조 618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토요타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 140억 달러(약 20조 3770억 원)를 투자해 전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조지아주에서 미시간주까지 이어지는 이러한 배터리 공장들을 두고 '배터리 벨트'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게다가 이러한 공장들은 제조업 일자리 창출에도 이바지하기에 제조업을 강조하는 트럼프 당선인이 무시하기는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연구센터에 따르면, 약 1330억 달러(약 193조 5815억 원)의 투자를 통해 미국 내에선 10만 9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대부분은 남부와 중서부 지역의 배터리 공장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오벌SK의 켄터키 1공장은 총 2500명을 고용할 예정이며 2공장까지 가동될 경우 50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과의 경쟁도 트럼프 당선인이 IRA를 폐지할 수 없는 이유로 거론된다. 배터리 제조에 들어가는 높은 비용으로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전기차 사업이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보조금이 없을 경우 경쟁에서 더욱 뒤처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존 보젤라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 회장은 "우리는 자동차 자산을 둘러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포드자동차는 지난해 전기차 사업에서 약 5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연방 보조금은 전기자동차에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회사 계획을 일부라고 말하기도 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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