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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머리 짧게 깎은 황선우 "2025년은 원점에서…홀가분하게 수영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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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파리 올림픽 아쉬움 접고 새 출발

7월 세계선수권…"멀리 내다보며 차근차근"

뉴스1

수영 국가대표 황선우가 7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가진 뉴스1과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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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5년은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22·강원특별자치도청)에게 새로운 출발점이다. 빈손으로 마친 2024 파리 올림픽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메달을 향한 '4년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머리를 짧게 깎은 황선우는 외모부터 달라졌다. 지난달 논산 육군훈련소에 입소,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그는 늠름해진 모습이었다. 내면은 더더욱 강해졌다. 무거웠던 부담을 내려놓은 그는 한층 성숙해졌으며 표정도 시종일관 밝았다.

황선우는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 사무실에서 진행한 '뉴스1'과 인터뷰에서 "파리 올림픽을 목표로 달렸던 4년간의 사이클이 끝났다. 다시 LA 올림픽을 목표로 4년을 준비하는 단계인데, 이제 막 출발선에 섰다. 지금은 조급함을 버리고 멀리 내다보며 차근차근 하나씩 준비하려 한다"고 밝혔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황선우는 확실히 힘들게 보낸 시간을 잘 이겨냈다. 그는 "부담을 안 가지려 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올해는 큰 목표나 부담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수영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영광과 좌절을 모두 경험한 2024년은 황선우에게 잊지 못할 해였다. 황선우는 지난해 2월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자유형 200m 금메달과 남자 계영 800m 은메달을 따내며 파죽의 상승세를 탔지만, 큰 기대를 모았던 파리 올림픽에서는 주 종목 자유형 200m 준결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황선우였기에 충격적인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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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경영 대표팀 황선우 선수가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 데팡스 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200m 자유형 준결승 경기에서 역영을 마친 후 기록을 살펴보고 있다. 2024.7.29/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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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는 "지난해엔 '업다운'을 다 겪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매우 좋은 결과를 냈지만 올림픽에서는 개인 최고 기록(자유형 200m 1분 44초 40)에 한참 미치지 못한 성적이 나와 크게 아쉬웠고 너무 많이 힘들었다"고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나는 로봇이 아닌 사람이고, 당연히 모든 대회에서 다 잘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때론 굴곡을 겪을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중요한 건 그런 실패를 경험해야 더 높이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황선우는 '악몽'을 빨리 잊고 다시 일어섰다. 파리 올림픽 이후 두 달 만에 참가한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에서 5관왕에 올랐다. 허리 통증 등으로 100%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자유형 200m 기록은 1분 45초 03으로, 파리 대회의 1분 45초 92보다 더 좋았다. 의미 있는 성과로, 그는 큰 희망과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에는 경영 월드컵 2차 대회를 소화하고 논산 육군훈련소에서 훈련병 생활을 하며 한 해를 마무리했다. 수영을 잊고 동기들과 훈련하면서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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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인천 미추홀구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24 월드아쿠아틱스 경영 월드컵 인천' 남자 자유형 100m 결선에서 대한민국 황선우가 역영하고 있다. 2024.10.25/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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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는 "전국체전에서 기적처럼 좋은 기록을 세운 뒤 기초군사훈련을 받으러 갔는데, 그 시기가 딱 좋았던 것 같다. 3주 동안 머리를 비우며 심적으로 푹 쉴 수 있었고, '리프레시'가 된 기분이었다. 지금은 0부터 다시 출발할 수 있는 준비가 됐다"고 활짝 웃었다.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 황선우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물속을 뛰어들어 운동할 예정이다. 소속팀 강원특별자치도청에서 훈련하다가 3월 말 열리는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선다. 이후 본격 담금질에 들어가 7월 싱가포르에서 개최하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할 계획이다.

황선우는 앞선 세 번의 세계선수권에서 굵직한 성과를 냈다.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따며 박태환의 2011년 상하이 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 이후 11년 만에 세계선수권 경영 메달을 수확했다. 이어 2023년 후쿠오카 대회와 2024년 도하 대회 자유형 200m에서 각각 동메달, 금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경영 최초로 세계선수권 3연속 입상 기록을 세웠다.

싱가포르 대회는 파리 올림픽 이후 황선우가 참가하는 첫 번째 '메이저 대회'다. 특히 그는 자유형 200m 종목에서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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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국가대표 황선우가 7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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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할 때마다 입상한 만큼 수영 팬들은 황선우가 이번 대회에서 명예를 회복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황선우는 아직 '큰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그는 "싱가포르 대회에서도 포디움에 오르면 4회 연속 메달을 따게 된다. 그렇게 되면 정말 기쁠 것 같다. 그러나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며 "지금은 모든 게 리셋된 상태이고 걸음마 단계다. 훈련하면서 목표 등도 차근차근 생각해보려 한다. 당장 하나하나 빡빡하게 설정하면 너무 힘들 것 같다. 스스로 부담과 걱정을 안고 가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황선우가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하나 있는데, 바로 올림픽 메달이다.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입상했으나 아직 올림픽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다.

황선우는 "올림픽 메달은 마지막으로 남은 목표다.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월드컵 등 나머지 대회에선 메달을 땄는데 올림픽 메달만 없으니 뭔가 허전하다"며 "그 목표를 향해 LA 올림픽까지 차근차근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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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국가대표 황선우가 7일 서울 강남구 올댓스포츠에서 가진 뉴스1과 인터뷰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7/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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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는 인터뷰하는 동안 '편안한 마음'을 몇 차례 강조했다. 2021년 도쿄와 2024년 파리, 두 번의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면서 어떤 각오로 임하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고등학생으로 출전한 도쿄 대회에서는 무엇도 모르고 덤벼 자유형 100m 5위와 200m 7위로 소기의 성과를 냈다.

그는 "도쿄 대회에서는 무엇도 모르고 덤볐는데, 그래서 파리 대회보다 더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생각이 많아지면 심신에 영향을 주더라. 마음을 비우고 멘털이 좋아야 확실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며 "그동안 너무 운동에만 몰두해 왔는데, 멘털 관리 등 재정비하는 방법도 찾아가는 중이다. 이런 걸 염두에 두고 LA 올림픽까지 '4년 사이클'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새해 소망을 묻는 말에 황선우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운동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어 "팬들의 많은 응원을 받았고 그 시너지 효과로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냈다. 너무 감사한 분들인데, 모두 꿈을 성취하길 바란다"며 팬들을 향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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