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저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향력 아래 두기 위해 군대 투입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5.01.08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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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입성을 2주가량 남겨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공약 이행을 비롯한 '트럼프 2.0' 행정부의 주요 추진 정책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통제권을 가져오기 위해 군사력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오자 주요 외신들은 "미국 고립주의적 우선주의가 만든 제국주의"(AP통신), "미국 팽창주의로 전 세계 위협"(CNN), "비정상적"(가디언) 등으로 평가했다. 대외 정책 외에도 그는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 문제와 특별 검사, 2021년 국회 난입 사건 사면,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와 그린에너지 정책 비판 등 여러 주제를 두루 언급했다. 현지 언론은 "이날도 마찬가지로 가짜뉴스가 섞여 있었다"며 팩트체크 기사로 바로잡기도 했다.
7일(현지시간) 논란이 된 트럼프의 기자회견 주요 어록은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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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그린란드 언급하며 "무력 사용도 배제 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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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이날 파나마의 파나마운하와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통제권 확보를 위해 군사력 사용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미 그는 재선 성공 이후 파나마 운하 재인수 및 그린란드 구매 의지를 여러 차례 드러내왔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 확보 목표를 위해 군사적 또는 경제적 힘은 배제할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받은 트럼프는 "아니다. 두 가지 방법 모두 배제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 발 나아가 그는 "무언가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파나마운하는 미국에 필수적"이라면서 "두 지역은 경제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 나는 그것(군사적 힘 사용을 배제)을 약속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CNN·BBC방송 등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가 두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미군을 사용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고 전했다. AP통신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무역에서 이득을 거두는 것을 넘어섰다"며 "국경을 건너 초강대국의 힘을 과시하는 단계까지 포함하려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짚었다.
[그린란드=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탑승한 비행기가 7일(현지시각) 그린란드 누크에 착륙하고 있다. 2025.0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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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만 이름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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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영토 확장 야망은 국경지대 이민자 문제를 언급하면서도 드러났다. 그는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멕시코의) 불법 이민자들이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오는 것을 단속하지 않는다면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기존의 공약을 거듭 강조한 데 이어, "아름답고 적절한 이름"이라면서 이같은 이름 변경 의사를 내보였다.
멕시코만은 미국 남부, 멕시코, 쿠바로 둘러싸인 지역이다. 미국에선 알라바마, 미시시피, 루지애나, 텍사스 등 4개 주의 해안선이 포함된다.
트럼프의 발언 직후 공화당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은 "올바른 이름은 아메리카만이다. 전 세계가 이를 그렇게 불러야 한다"며 이름 바꾸는 법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CBS뉴스는 "대통령이 지역 이름을 변경할 권한이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공화당이 의회에서 추진한다면 바뀔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구글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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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이 열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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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가자지구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을 요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내가 취임할 때 지옥이 열릴 것(all hell will break out)"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를 향해 인질을 석방하지 않으면 "중동에서 엄청난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가자지구에 남아 있는 인질은 96명으로 전해진다. 트럼프는 "(중동에 지옥이 펼쳐진다면) 하마스를 비롯해 누구에게도 좋지 않다"면서 "우리는 이스라엘과 미국을 위해 인질들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취임식 전까지 인질들이 석방되지 않는다면 중동은 지옥의 대가(All Hell to Pay)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적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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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월 국회 공격 사태…헤즈볼라·FBI 개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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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1월 6일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대한 미국 의회의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는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가 2020년 1·6 의회 폭동과 관련해 지지자들을 부추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한편, 1일 (현지시간) 연방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에 대한 면책 여부 판단을 하급심 재판부에 넘겼다. 2021.01.06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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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4년 전인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 사건도 언급했다. 그는 '폭행 유죄를 받은 사람들을 사면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자 "대규모 사면을 하는 방향으로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경찰관을 공격한 사람을 진짜 사면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트럼프는 즉답을 피하고 화살을 FBI(미국 연방수사국)로 돌렸다.
트럼프는 "그날 나의 지지자들은 국회의사당에 총 한 자루도 가져오지 않았다"며 "어떤 형태로든 FBI가 연관돼 있다"고 기존의 음모론을 반복했다.
이어 "우리는 헤즈볼라(레바논 무장정파)에 대해 알아내야 한다"며 "그 모든 일에 누가 정확히 관여했는지 알아내야 한다. 나쁜 일을 한 사람들은 정작 기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가 의회 폭동 사건과 관련해 헤즈볼라를 언급한 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헤즈볼라를 언급한 이유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선 패배에 불복해 의회의 대선 결과 인증을 방해하려던 이 사건으로 지금까지 약 1572명이 기소됐고 이중 실형 선고받은 645명을 포함해 1200명 이상에게 유죄 확정판결이 내려졌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소됐지만, 재판이 계속 미뤄지다가 작년 대선에서 승리하자 미국 법무부가 기소 철회 방침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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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 대상이 된 발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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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이날 회견 발언 중엔 사실이 아닌 내용들도 섞여 있었다. NYT는 팩트체크 코너를 통해 10가지 발언이 '가짜뉴스'라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는 "파나마 운하를 중국이 운영한다"고 주장했지만, 운하는 1999년부터 파나마 정부가 직접 관리하고 있다. NYT는 "운하 입구의 5개 항구 중 2개 항구를 홍콩에 본사를 둔 업체가 관리하고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신문은 △대캐나다 무역적자 2000억달러 과장(2023년기준 410억달러) △풍력발전으로 고래 사망(근거 없음) △의회 폭동 사망자는 1명(실제 7명) △바이든이 본인보다 많은 백악관 문서 반출(바이든은 부통령 문서) △다른 나라 수천명 살인자와 수감자를 미국으로 보냈다(증거없음) 등의 발언도 사실과 많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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