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서 팽창적 ‘미국 우선주의’
그린란드 주민투표 관련 덴마크에 경고
나토 GDP 5% 국방비 요구 동맹 압박
UAE 자본으로 데이터센터 곳곳 건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라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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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나마 운하와 그린란드 장악을 위해 군사력 또는 경제적 강압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할 수 없다.”
“미국 연안 시추 금지조치는 취임 첫날 취소할 것이다.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꿀 것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7일(현지시간) 대선 승리 후 두번쨰 기자회견에서 팽창적 ‘미국 우선주의’를 노골화했다. 이날 회견은 전날 미국 의회가 트럼프 당선인을 47대 미국 대통령으로 공식 인준한 뒤 처음 열린 기자회견이어서 더 관심이 집중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자신의 저택이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맹국에도 예외없는 경제적 강압,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파장이 예상된다. 동맹국과의 갈등을 불사해서라도 경제안보와 국가안보 등 ‘미국 우선주의’에 방점을 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자신의 저택에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취재진에 둘러싸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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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최근 관심을 피력한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가 미국의 경제안보와 국가안보 등에서 중요하다고 밝힌 뒤 “나는 그것(경제 또는 군사적 강압수단 사용 배제)을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 선박들이 그린란드를 누비고 다니도록 할 수 없다”면서 “그린란드 주민들의 독립 및 미국 편입 의사가 투표로 확인될 경우 그린란드를 자치령으로 두고 있는 덴마크가 이를 저지하지 못하도록 덴마크에 대한 고율 관세를 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덴마크의 경우 미국과 유럽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집단적 안보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라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동맹국에도 상황에 따라 무력 행사를 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파나마 운하에 대해선 미국에 과도한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주장을 거듭 반복하면서 “파나마 운하(문제)는 현재 그들(파나마 측)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은 최근 자신이 고율 관세 부과 구상과 미국으로의 편입 가능성 등을 거론했던 캐나다에 대해서는 군사력이 아닌 “경제적 강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캐나다애 취임 첫날부터 부과하기로한 25% 관세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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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정부가 대서양과 태평양, 멕시코만 등 미국 연안에서 신규 원유·가스 개발을 금지키로 한 것에 대해서는 “(취임) 즉시 뒤집을 것”이라면서 “(이를 위해) 법원에 가야 한다면 즉시 법원으로 갈 것”이라고 트럼프 당선인은 말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시추 금지한 연안의 규모가 6억2500만에이커(252만9285㎢)라는 점을 거론한 뒤 “어제 발표를 들었을 때 그 규모를 믿을 수가 없었다”면서 “그 가치는 미국 국가부채보다 많은 40조~5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그(조 바이든 대통령)는 그것을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과정에 미국 플로리다 및 텍사스주, 멕시코, 쿠바 등에 둘러싸인 멕시코만을 거론하면서 “우리는 멕시코만의 이름을 미국만으로 바꿀 것”이라면서 “얼마나 아름다운 이름이냐. 그렇게 하는 것이 적절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풍력발전과 관련, “보조금이 없으면 (경제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어떤 풍력 발전도 지어지지 않는 정책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아랍에미리트(UAE) 억만장자 후세인 사지와니(오른쪽) ‘다막(부동산개발업체 DAMAC)’ 창업자를 대동했다. [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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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은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에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현재의 가이드라인인 2%를 크게 뛰어넘는 요구 수준이다.
이는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부담하는 몫) 대폭 증액 요구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다.
나토는 2014년 GDP의 2%를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으나, 미국 등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기준을 충족하지 않았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인 2022년 초엔 6개국에 불과했고, 그나마 올해 들어 32개국 중 23개국까지 늘었다.
이에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이 재임하던 시절 21개 회원국이 거의 지출을 하지 않거나, 약간만 지출했고 미국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통신은 ‘GDP의 5% 국방비 지출’은 미국을 포함해 어떤 나토 회원국도 도달하지 못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당선인의 첫 임기 당시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가 고립주의적이었던 것이 개입주의적 접근으로 진화해 새로운 영토를 합병하고 전 세계에 미국의 이름을 각인시키려고 있다”며 “이는 그의 두 번째 대통령 임기가 전 세계적으로 미칠 수 있는 극적이고 변혁적인 효과를 예고하며, 이미 다른 세계 지도자들에게도 대응을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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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인은 이날 기자회견에 아랍에미리트(UAE) 억만장자 후세인 사지와니 다막(DAMAC) 창업주를 대동하며 최소 200억달러(약29조원) 외국인 자본 투자 계획이 성사됐다는 점도 언급했다.
사지와니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선 승리에 힘을 얻어 대규모 투자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소식은 나와 가족들에게 놀라운 뉴스였다”며 “우리는 미국에 그렇게 많은 돈을 투자하기 위해 4년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김영철·정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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