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앤가이드 올해 컨센서스 분석
DS 16.2조 예상, 하이닉스의 47%
HBM 열위 ‘직격탄’…목표가 줄하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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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글로벌 증시를 뜨겁게 달궜던 ‘인공지능(AI) 랠리’에서 소외됐던 삼성전자가 받아든 성적표에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 부문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작년 영업이익이 ‘맞수’ SK하이닉스에 사상 최초로 뒤처질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올해 예상 연간 영업이익 규모에선 삼성전자 DS부문이 SK하이닉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예측에도 힘이 실리면서다.
▶‘三電 DS’ 16.2兆 vs ‘SK하이닉스’ 33.3兆=8일 헤럴드경제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를 활용해 작년 12월 이후 지난 6일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발간한 삼성전자(19개 증권사), SK하이닉스(8개 증권사) 관련 리포트 상의 실적 예상치를 분석했다.
이 결과 작년 4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의 예상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6977억원으로,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예상 영업이익 컨센서스 7조9031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6.79%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예상대로라면 SK하이닉스는 또 한 번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쓰게 된다.
작년 12월 이후 증권사들이 내놓은 삼성전자의 2024년도 예상 연간 영업이익 최대치도 16조4840억원(키움증권, 2024년 12월 10일)에 불과했다. 심지어 지난 6일 보고서를 내놓은 SK증권은 해당 예상치를 15조2000억원까지 낮춰잡기도 했다.
눈여겨 볼 지점은 이 같은 삼성전자 DS부문과 SK하이닉스 영업이익 간의 전망치가 작년보다 올해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데 국내 증권사들이 베팅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삼성전자 DS부문 예상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6조1743억원이다. SK하이닉스의 33조3241억원과 비교했을 때 ‘반토막’까지도 밑도는 48.54%에 불과하단 의미다.
올해 SK하이닉스가 DS부문뿐만 아니라 디바이스경험(DX), 모바일경험(MX), 영상디스플레이(VD) 등을 모두 포함한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 규모에서도 우열을 다툴 것이란 분석도 이어진다. 2025년도 삼성전자 예상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5조5310억원으로 SK하이닉스(33조3241억원)와 격차는 불과 2조2069억원에 불과하다. 다올투자증권(38조1966억원), 유안타증권(36조9590억원) 등은 올해 SK하이닉스 예상 연간 영업이익으로 삼성전자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수치를 제시하기도 했다.
▶三電, HBM 경쟁 열위 ‘직격탄’…목표가 줄하향까지=국내 증시를 비롯해 반도체 업계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삼성전자 DS부문의 약세가 뚜렷해진 가장 큰 이유로 HBM 경쟁에서 확연히 뒤처진 상황을 꼽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생산-공급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밸류체인’ 내에서 최첨단 HBM은 사실상 SK하이닉스가 독점 공급하는 구도가 굳어지고 있다”면서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향(向) 차세대 HBM3E(5세대) 공급 시점이 작년부터 현재까지도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실망한 투자자들이 떠나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DS부문의 경우 D램 매출에서 비중이 큰 레거시(범용) 메모리의 경우에도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중국 기업의 저가 물량 공세에 타격을 받는 데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적자 역시도 장기화하는 국면에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단 분석이 이어진다.
이 같은 문제가 올해도 지속될 것이란 점은 삼성전자 DS부문의 실적 전망치를 지속해서 끌어내리는 모양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부터 일반 D램 가격 가정치를 비롯해 주요 고객사를 향한 매출 개시가 예상보단 지연된 HBM 관련 D램 가격 가정치도 하향 조정했다”면서 “낸드도 기존 가정보다 보수적인 가격으로 내리면서 연간 실적 전망을 내려 잡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삼성전자 DS부문이 어려움을 겪는 동안 SK하이닉스는 HBM 수요 급증에 이어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판매가 늘어나면서 격차를 늘려가고 있다.
삼성전자 목표주가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하향 조정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일 하나증권(9만5000→8만4000원), SK증권(8만6000→7만7000원), DS투자증권(9만3000→7만7000원), 상상인증권(8만5000→7만7000원)이 각각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하향했다.
▶“자사주 매입, 하방 압력 제한”=삼성전자 DS부문의 부진은 주가에도 선반영된 모양새다. 최근 3개월간 삼성전자의 주가 수익률은 -7.76%(6만600→5만5900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주가 수익률 14.76%(17만4100→19만9800원)와 완전히 엇갈린 수치다.
다만, 최근 들어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피어오른다. 자사주 매입을 통한 삼성전자의 주가 부양 의지에 높은 점수를 주면서, ‘역사적 하단’을 찍은 주가가 반등할 것이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지난해 11월 18일 삼성전자는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월 17일까지 3조 원 규모에 해당하는 보통주 5014만 4628주, 우선주 691만 2036주를 매입해 전량 소각한다고 밝혔다. 나머지 7조 원은 1년 내 매입하되 구체적인 시기는 추후 결정한다고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년 들어 3거래일간(2·3·6일) 코스피 시장에서 ‘기타법인’은 삼성전자 주식 163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타법인은 ‘기관’ 투자자 분류에 포함되지 않는 일반기업을 의미하는데, 상장사가 자사주 매입하는 것도 해당 수급에 포함된다. 새해부터 삼성전자가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하락 방어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현재 (삼성전자) 주가가 주가순이익비율(PBR) 1배에 근접하고, 최근 주주가치를 높이는 10조원 자사주 매입 결정 등으로 하락 위험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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