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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윤석열과 58년 우정 이철우 교수 “극우 수괴 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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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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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60년 가까이 친구로 지내 온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한국 극우세력 부활을 우려하며 윤 대통령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극우세력 수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 대선 국면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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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대국민 담화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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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8일 새벽 페이스북에 죽마고우였던 윤 대통령을 “정신적으로 화융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우정’을 거두는 취지의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교수의 부친은 윤 대통령의 역사인식을 정면으로 비판해 온 이종찬 광복회장이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부친(고 윤기중 교수)과도 오랜 인연이 있다. 한때 윤 대통령의 멘토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문재인 정부 시절 적폐청산에 앞장섰던 윤 대통령을 거론하며 “문재인의 사냥개 노릇을 마다하지 않는 그를 조심스러워 하는 나에게 눈을 부라렸던 윤석열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극우세력의 수괴가 될 것임은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2021년 그의 언동에서 진영적 사고와 갈라치기, 폭력적 기운을 느꼈지만 그의 졸개들이 추진한 홍범도 흉상 제거, 2023년 8·15 경축사를 통해 반대세력을 공산전체주의로 몰아세우는 담론 전략을 보기 전에는 그가 정신적으로 화융할 수 없는 사람임을 깨닫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2021년 대선을 준비하던 시기 친구 윤석열의 정치적 인식에 대한 위험성을 느꼈지만, 대통령이 된 뒤 실제 이를 현실에서 구체화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는 사람임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홍범도 흉상 철거 계획을 꾸짖는 광복회장을 겁박하기 위한 시위대가 우리 집 앞에 와서 연일 고성을 지르는 것을 보면서, 백범을 테러리스트로 규정하는 궤변이 정권의 비호를 받는 것을 보면서, 일본 제국주의의 주구들을 섬기는 자들, 식민지 노예근성을 노멀로 여기는 자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세력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3년 육군사관학교에 있는 홍범도 장군 흉상을 남북 분단 이전의 공산당 가입 이력을 들어 철거하는 계획을 추진했었다. 이 교수 부친인 이종찬 광복회장은 윤석열 정부가 임명한 뉴라이트 계열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에 대해 “김구를 테러리스트로 만들려 한다”며 비판한 바 있다.



이 교수는 일본 제국주의에 부역한 친일·반공 세력을 한국 극우세력의 뿌리로 지목하며, 12·3 비상계엄 선포와 이후 극우 세력의 결집을 우려했다. “1987년 민주화와 제6공화국 수립, 1998년 정권교체 등 정치·사회 전환을 거치며 극우 세력의 위험은 우리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다. 그러나 40년에 걸친 민주주의의 공고화를 통해 가지게 된 믿음에 취해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극우세력이 재편성되고 있음을 우리는 간과한 것 같다”는 것이다.



이어 “60대 이상 세대를 휘감는 극우 소셜미디어의 위력을 보면 해방 후 권위주의 통치를 통해 몸에 각인된 반민주적 아비투스(개인 행위의 무의식적 성향)가 집단적으로 촉발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반면 세대의 교체를 통해 그러한 몸, 그러한 지각을 가지지 않은 젊은이들이 극우의 프로젝트를 명시적으로 거부하거나 부자연스럽게 생각하고 있음을 본다. 12.3 계엄선포에 이어 국회에 난입한 특전사 병력이 무언가 주저하고 부자연스럽게 행동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교수는 12·3 비상계엄 선포 사흘 뒤인 6일 페이스북에 “허튼소리로 치부되는 부정선거론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할 수 있는 위험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보면서, 성숙한 민주주의가 그런 도전에 어떻게 임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들이 궁금해진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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