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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사설]AI로 도배되고 차이나테크가 점령한 CES… 설 자리 좁은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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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CES 2025’에서 공개되는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샤오펑의 자회사 샤오펑에어로HT의 플라잉카 ‘랜드 에어크래프트 캐리어’. 샤오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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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가 7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160여 개국 4800여 개 기업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꽃피기 시작한 인공지능(AI) 기술이 한층 고도화해 전 산업과 일상생활에 깊이 파고들 것임을 예고했다. AI, 모빌리티 등 첨단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의 공세도 한층 매서워졌다. 한국도 1000여 개 기업이 참여했지만 기세는 예전 같지 않았다. 한층 치열해진 첨단 기술 경쟁에서 한국이 뒤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가전과 IT,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 개발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AI 시대에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년 만에 공식 기조연설자로 CES 무대에 선 것은 현재 AI의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일본 도요타가 AI 등 첨단 기술을 집약한 실험 도시인 ‘우븐시티(Woven City·그물망 도시)’ 1단계 준공을 발표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첨단 분야에서 한국을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는 중국의 기술 약진은 올해도 두드러졌다. 중국은 한국보다 30% 많은 1339개 기업이 참여해 기술력을 과시했다. 중국 가전업체 하이센스와 TCL은 삼성전자 주변에 보란 듯이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스마트 키친, 가정용 로봇 등 AI를 적용한 신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중국 업체들은 하늘을 나는 자동차, 웨어러블 로봇, AI 홈 등을 통해 앞으로 저가 제품군뿐만 아니라 중·고가 제품에서도 중국의 공세가 거세질 것을 예고했다.

AI 등 첨단 산업의 혁신이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지만 한국의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지난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AI 분야에서 한국을 미국 등 5개 선도국이 아닌 ‘2군’으로 분류했다. 국가 핵심 과학기술에서 한국은 2022년 기준으로 중국에 역전당했다. 이런데도 AI 기본법이 수년간 국회에서 낮잠을 자다 지난해 말에야 겨우 통과했고, 올해 예산안에서 AI 컴퓨팅 지원 예산 3217억 원 증액도 무산됐을 정도로 정치권은 기술 경쟁력 확보에 관심이 없다. 첨단 기술 경쟁에서 한 번 밀리면 따라잡기 어렵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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