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한 주택에 7일(현지 시간) 산불이 번진 모습. 사진 출처 제임스 우즈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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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서부의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이 지역은 해변이 바로 내려다보이는 전망에 큰 저택이 즐비한 부촌으로 배우들과 부자들이 주로 살고 있다. 산불이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지고 있어 대규모 피해가 예상된다.
7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했다. 약 3시간 만에 피해 면적이 772에이커(3.12㎢)로 불어났고, 약 6시간 만인 오후 4시경에는 여의도 면적보다 큰 1262에이커(5.1㎢)로 커졌다. LA소방당국은 1만여 가구 주민 약 2만6000명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주민들은 “머리 위로 불씨가 날아다니며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고 전했다. CBS방송은 불길이 차도까지 번져 자가용을 타고 대피하던 주민들이 차를 버리고 몸을 피했다고 전했다. 지역 주민인 켈시 트레이노어는 AP통신에 “유일한 도로에 불길이 덮쳐 사람들이 차에서 황급히 내렸다”고 말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도로에까지 산불이 옮겨붙어 피난길에 오른 주민들이 아슬아슬하게 불씨를 피해서 운전하고 있다. 사진 출처 제임스 우즈 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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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살바도르’(1986년), ‘미시시피의 유령’(1996년) 등에 출연한 배우 제임스 우즈(78)는 불씨가 자택 바로 앞까지 온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지난달 인테리어 공사를 마친 새 보금자리를 떠나 급히 대피했다. 목숨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며 안전한 장소로 이동할 것을 강조했다.
산불의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으나 로스앤젤레스 일대에 부는 국지성 강풍이 피해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샌타애나’로 불리는 이 강풍은 건조한 가을과 겨울에 자주 나타나는데 풍속이 매우 빠르고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악마의 바람’이라고 불린다. 이날 오후 이 지역 바람의 풍속은 최대 시속 130km로 추산됐다.
기상당국은 다음 날까지 최대 시속 160km에 이르는 강풍이 불어 산불이 보다 확산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풍으로 인해 전신주, 지붕, 트레일러 등이 날아가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국립기상청은 “건조한 동절기에 초목이 건조해져 최악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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