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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평생을 싸웠던 인물" 프랑스 극우 원로 장마리 르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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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 창시하고 반유대·반이민 주장한 인물…요양병원서 96세 나이로 사망

머니투데이

2018년 2월 프랑스 극우 정치인 장마리 르펜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 중인 모습./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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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극우파 원로로 꼽히는 장마리 르펜이 7일(현지시간) 96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AP, AFP통신에 따르면 르펜은 이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요양병원에서 마지막 순간을 맞았다. 르펜은 지난 수 주 간 요양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르펜은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 창립자다. 국민전선은 현 국민연합의 전신으로, 르펜의 딸 장마린 르펜이 수장 역할을 하고 있다.

르펜은 1928년 프랑스 브르타뉴 지역에서 태어났다. 어부였던 부친이 탄 배가 조업 중 기뢰에 폭파되면서 14세 나이에 고아가 됐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6세 나이로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지원했지만 공산주의 성향 지도자로부터 나이를 이유로 거절당했다. 거절을 납득하지 못한 르펜은 이때쯤부터 극우주의에 빠져든 것으로 알려졌다.

르펜은 민족주의, 반(反)이민주의를 주장했으며 인종차별 성향도 서슴없이 드러냈다. 독일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을 폄하했다가 현지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문제의 발언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진실이라고 믿는다"고 답했다가 또 논란을 일으켰다.

르펜은 2002년 프랑스 대선에서 결선 투표 진출에 성공하는 이변을 일으켰으나, 현직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 압도적으로 패배했다. 2019년 시라크 대통령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르펜은 "최고의 대통령과 거리가 멀었던 사람"이라는 악평을 남기기도 했다.

2011년 당권을 쥔 딸 르펜은 4년 뒤 홀로코스트 인식 왜곡을 이유로 부친을 당에서 축출했다. 이후로도 부친이 국민연합 명예대표라는 명예직함을 갖고서 나치 협력자들을 옹호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자, 딸 르펜은 2019년 부친을 당에서 완전히 제명시켰다.

르펜은 유럽연합(EU) 출범에도 부정적이었던 인물. 유럽연합이 출범한다면 유럽 국가 주권이 소멸할 것이라며 반감을 부추겼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는 르펜이 알제리 등지에서 프랑스 식민전쟁에 참여한 이력, 딸 르펜을 포함해 가족과 불화를 언급하면서 "어떤 형태로든 평생을 싸움으로 보낸 인물"이라 평했다. 국민연합 측은 르펜의 부고에 "항상 프랑스를 위해 봉사했다"고 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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