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고립 호소…지난해 불안 수준, 평년의 2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러시아정교회 성탄절을 맞아 모스크바 소재 성 조지아 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신자들과 함께 촛불의식에 참여하고 있다./타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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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 만 3년을 한 달여 앞둔 가운데 세계 각국 시민들은 외로움과 불안감이 늘어 정서적으로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인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있다고 느끼면서, 믿을 만한 사람과 정서적 문제를 논의하고 싶다고 호소하고 있다.
러시아의 여론조사기관인 공공여론재단의 라리사 파우토바 전무이사는 7일(블라디보스토크 현지시간) "지난해 러시아인들의 심리·정서적 상태가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파우토바 전무는 전날 공공여론조사기관 브치옴 과학위원회가 주최한 '2024년 러시아 사회 : 올해의 결과 및 주요 동향' 최종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 시민들의 심리·정서적 상태가 나빠지는 것은 정서적 에너지 소진과 상실감이 고조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학계 진단 결과를 소개했다.
러시아인들은 주로 사회적 고립감과 신뢰 부족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우토바 전무는 "2024년 불안 수준은 평년보다 2배나 높았으며, 러시아 연방정부는 이르면 올해부터 가장 취약한 계층부터 실질적인 지원을 제공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러시아뿐 아니라 여러 나라 사람들이 외로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20%가 "어제 하루 종일 외로움을 느꼈다"고 응답했다.
미 연방센서스국이 수행하는 가구상태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때때로 외로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는 이런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립과 의사소통 부족을 국가안보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
파우토바 전무는 "외로움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과 맞먹는데 이는 조기 사망 위험이 거의 30% 증가하는 효과"라며 "외로움은 치매, 불안장애, 우울증 발병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특히 15~24세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사회학연구소의 유리 라토프 수석연구원은 "외로움 문제는 특정 국가의 경제 상태가 아니라 사회문화적 이유와 관련이 있다"면서 "대만과 한국, 중국 등 아시아 문명권보다 동일한 경제 수준의 서구 국가들에서 외로움 문제가 훨씬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구촌에서 대가족이 사라지고 핵가족화되고 있는데, 미국과 유럽은 핵가족조차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핵가족은 무자녀 지지자들과 다른 개혁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적으로 풍요롭더라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으며, 주로 돈 버는 데 들이는 시간이 길수록 대인관계를 위한 시간과 에너지가 남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라로프 수석연구원은 "이것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지혜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덧붙였다.
블라디보스토크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불안함이나 외로움에 대한 경험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와 높은 물가, 동영상 플랫폼이 잘 연결되지 않는 문제, 심각한 교통체증 때문에 누적되는 피로"라고 호소했다. 그는 "이런 문제들을 드러내놓고 말할 수 없는 현실이 뇌 건강에 해로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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