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2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경기남부경찰청 경찰특공대 훈련장에서 열린 제2회 재난희생자 신원확인(K-DVI) 훈련에서 경찰특공대원들이 테러범을 진압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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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재청구한 가운데 2차 체포영장 집행을 관철하기 위한 백가쟁명식 해법이 쏟아지고 있다.
7일 전현직 경찰들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재집행 시 경찰특공대를 포함한 압도적 경력을 투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대통령 경호처가 사병까지 동원한 인해전술을 펴며 공무집행을 방해한 만큼, 수적 우위를 통한 진압 작전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경찰 총경 출신인 이지은 더불어민주당 마포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전국에 배치된 경찰특공대 800여명 가운데 가용 가능한 인력은 400여명 수준이고, 이 중 수도권에 배치된 인력 150여명을 바로 동원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경찰특공대는 대테러 임무를 수행한다.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출입문에 철조망이 설치되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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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으로 경찰특공대가 선두에 서서 경호처 직원들의 저지를 막고 그 뒤를 형사들이 따라붙는 방법이 거론된다. 경찰기동대는 이들의 후방에서 질서 유지 작업을 뒷받침한다. 외부에서의 경호 인력 추가 투입을 막는 동시에, 선두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한 경호처 인력들을 호송차에 태우는 역할이다.
지난 3일 1차 체포영장 집행 시도 당시 경호처 직원 200여명이 스크럼을 짜고 버텼는데, 수적 우위를 앞세운 경력이 이들을 하나하나 떼어내 체포하면 전열을 무너뜨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장기적인 체포 시나리오도 나왔다. 경찰특공대 출신으로 충북경찰청 소속인 민관기 경감(전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위원장)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2박3일이고, 3박4일이고 시간을 가져가면서 계속 10명, 20명씩 현행범 체포하고 무너지게 만들어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고 했다. 민 경감은 “(장기전은) 체력전으로 가는 것”이라며 “경찰들은 인원이 더 많고 교대 근무도 가능한데 경호처 쪽은 인원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24시간, 48시간이 되면 체력의 한계도 보이고 빈틈이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호처가 관저 주변에 3중으로 세운 차벽과 철조망을 무력화하는 것도 관건이다. 이 위원장은 경찰 소유 렉카차(견인차)로 차벽을 1차 제거한 뒤, 경찰특공대가 소유한 장갑차 여러 대로 차벽을 밀고 나가는 방법을 제시했다. 경찰특공대 장갑차는 수류탄 공격에도 끄떡없을 정도로 막강한 내구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헬기를 동원하는 방법도 있다. 차벽을 일일이 제거하는 소모전 없이 곧바로 경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대통령 관저 상공은 비행금지 구역으로 군의 협조가 필수적인 데다, 헬기를 통해서는 소수의 경력만 투입할 수 있어 비효율적이라는 반론도 있다.
이 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헬기에서 레펠을 타고 내릴 경우 대거 진입이 불가하다”며 “오히려 (대통령) 경호관들에게 잡힐 수 있으니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선무방송을 내보내 ‘심리전’을 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체포영장 집행을 막아서는 경호처 수뇌부에 동의하지 않는 일반 직원들을 공략해 내부 결속을 와해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경찰 총경 출신인 류삼영 민주당 동작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경호관들이 굉장히 정신 무장이 잘 돼 있는 사람들이라 체포영장을 집행할 때 ‘여러분들의 가족들을 생각하라’는 내용 등으로 선무방송을 내보내야 한다”고 했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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