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포르시안] "처음 사고를 접했을 때 비극적 참사에 큰 아픔을 느꼈고, 사고 지역이 전남 무안이라는 점에서 지역 의료인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꼈다. 당시 공항에 도착하니 비극적 상황에 눈물이 날 정도였다. 즉시 의료체계를 구축하고, 치료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모아 의료지원을 시작할 수 있었다."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현장 의료지원을 펼치고 있는 전라남도의사회 최운창 회장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오전 9시경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을 태운 태국 방콕 출발 제주항공 여객기가 무안공항에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 외벽에 충돌하면서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전라남도·광주광역시의사회는 지난 1일부터 전라남도와 협력해, 여객기 사고 피해자 가족을 위한 진료지원에 나섰다. 전남의사회 최운창 회장은 거의 매일 현장에서 직접 의료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최운창 회장은 지난 6일 라포르시안과의 인터뷰에서 "처음 사고를 접했을 때 비극적 참사에 큰 아픔을 느꼈고, 사고 지역이 전남 무안이라는 점에서 의료인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꼈다"며 "사고 직후 전남의사회와 광주광역시의사회가 함께 의료지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전남도에서도 마침 도움 요청이 왔다. 당장 필요한 것들을 챙겨서 공항으로 향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당시 공항에 도착하니 비극적 상황에 눈물이 날 정도였다. 당장 의료지원을 시작해야 하는데 정리도 안 돼 있고, 체계도 없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었다"며 "즉시 체계부터 구축하고, 치료에 필요한 아이디어를 모아 의료지원을 시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전라남도·광주시의사회에서 의료지원을 하고 야간에는 공보의들이 담당하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의료인력을 비롯해 전반적인 부분 모두를 전남·광주광역시의사회에서 컨트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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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광주광역시의사회는 유가족을 비롯해 자원봉사자, 소방공무원, 공항직원 등 현장에 상주하고 있는 모두를 대상으로 치료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부터 의료봉사를 시작했는데 많을 때는 하루에 환자를 350~400명까지 봤다. 최근 환자 수는 많이 감소했다. 지난 5일에는 140명 정도를 치료했다"며 "감기환자와 소화 불량, 변비 및 설사 환자들이 많다. 특히, 공항이라는 밀폐된 공간에 있다보니 감기 환자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6일)까지 장례가 끝났는데 통보받기로는 유가족 60여명 정도가 다시 공항으로 돌아온다고 하고, 삼우제까지 있겠다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며 "그래서 의료봉사도 오는 15일까지 연장키로 했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공항 내에서 심리 치료도 이뤄지고 있다.
최 회장은 "국가트라우마센터와 지역트라우마센터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이 와서 심리상담도 하고 약도 처방하고 있다. 나주에 있는 국립정신병원 전문의들도 계속 상주하면서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며 "지금 무안공항 현장엔 전국 각지에서 온 이들로 가득하다. 시간이 흐르면 이들이 마음의 상처를 입은 채 전국으로 퍼질 것이다. 이 부분에 신경을 더 쓰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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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지속적 심리치료를 위해 전남도와 진행해 온 동네의원 마음이음 사업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전남도와 전남의사회는 그동안 동네의원 마음이음 사업을 펼쳐왔다. 정신건강서비스가 필요한 도민을 동네의원에서 정신보건기관으로 연계해 주는 서비스다"라며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당장 정신병원을 찾기는 쉽지 않다. 자신이 환자인지 모를 수도 있다. 이런 환자들이 동네의원을 오면 의사가 판단, 발굴해서 지역 정신병원으로 연계해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무안공항 내 심리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이런 시스템을 활용해 각 지역 정신보건기관으로 연계해줄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마음의 상처는 하루 이틀에 아물지 않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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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의료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과거에도 국가적 재난 사태가 발생하면 항상 의사들은 가장 앞에서 국민을 치료했고, 이번에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또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는 사명감을 안고 많은 의사들이 나서고 있다"며 "환자 한 명 한 명을 내 몸처럼, 내 가족처럼 돌볼 것이고, 추후 필요한 정신적 치료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현장이 마무리될 때까지, 마무리된 이후에도 필요하다면 주저없이 나서서 최선을 다해 도울 것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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