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치권서 탄핵 주도 세력 비판은 처음
“尹탄핵 반대 집회 서구 언론이 무시하고 있어”
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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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김 공화당 하원의원은 6일 “미국에서 한미동맹은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한국의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세력을 포함한 여러 세력이 한미동맹과 한·미·일 3자 파트너십을 훼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최근 한국 내 정치적 혼란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의 경제·안보 동맹은 더욱 공고해져야 한다”고 했다. 한국계인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하원의원 선거에서 3선(選)에 성공해 3일 119대 의회 개원과 함께 공식 임기를 시작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 이후 미 정가에서 탄핵 주도 세력에 대한 비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의원은 외교위원회 소속으로 인도·태평양 소위원장을 지냈다.
김 의원은 이날 의회 전문매체 ‘더 힐’에 기고한 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몇 주 만에 탄핵을 당했고,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되어 정치 불안정과 양극화가 계속되고 있다”며 “한국은 인도·태평양을 자유롭고 개방된 상태로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동맹국이기 때문에 미국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폭주와 중국의 ‘악의적(malign) 영향력’을 거론하며 “이런 위협을 억제하고 힘을 통한 평화를 촉진하기 위한 한미동맹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은 아직까지 한국 상황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힌 것이 없다. 다만 실세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가 6일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서 한국이 ‘거친 시간(wild time)’을 보내고 있다며 “실제로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가?”라고 했다.
김 의원은 “중국의 해군력 확대와 북한·러시아의 전례 없는 관계 발전으로 인해 한·미·일 파트너십의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은 지역 안정을 위해 필수적”이라며 “유감스럽게도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는 그가 북·중·러를 적대시하고 동북아 내 한국을 고립시키고 지나치게 친일(親日)적이라는 이유로 이뤄졌다”고 했다. 이는 지난달 5일 국회에 보고됐지만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윤 대통령에 대한 1차 탄핵 소추안을 언급한 것이다. 거기에는 “가치 외교라는 미명하에 북한, 중국, 러시아를 적대시하고 일본 중심의 기이한 외교 정책을 고집했다”는 문구가 들어가 미 조야(朝野)에서 비판이 상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비판이 계속되자 새로 마련해 통과시킨 두 번째 탄핵 소추안에서는 이 부분을 들어냈다. 야권은 “자위대 군홧발이 한반도를 더럽힐 수 있다”(이재명 민주당 대표)며 한·미·일 협력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김 의원은 “이런 성급한 선언은 주한미군에도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며 “북·중이 한반도에서 약 2만9000명의 병력을 철수시키고 주한미군 해체, 한미 연합훈련의 영구적 중단을 요구하는 완벽한 논거를 제공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민노총, 통합진보당의 후신인 진보당 등은 오랜 기간 한미연합훈련 중단, 미·북 간 평화협정 체결, 나아가 주한미군 철수 등을 주장해 왔다. 김 의원은 “중국 공산당과 북한 정권과 같은 적(敵)들이 동맹의 약점을 이용하고 불안정한 상황을 이용할 방법을 찾고 있다”며 “한국의 정치적 혼란과 반미(反美) 선전이 증가하며 적들에게 청신호를 줬다. 의회와 차기 (트럼프) 행정부는 한미동맹과 자유롭고 민주적인 한국에 대한 우리의 지속적인 노력을 보장하기 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관저입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지지자들이 집회를 하고 있다. /전기병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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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이날 “미국을 포함한 대부분 언론 보도가 반윤 시위에 집중되어 있지만, 탄핵에 항의하는 한국인들은 매일 서울 중심부 광화문에 나와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고 있다”며 “안타깝게도 이런 모습은 서구 언론에 의해 대부분 무시되고 있다”고도 했다. 비상 계엄·탄핵 정국 이후 미 정치권에서 한국의 탄핵 주도 세력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은 MBC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훼손할 때 한미 간의 관계 역시 훼손하는 것”이라고 했다. 셔먼은 6·25 전쟁 종전 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상호 설치 촉구 등의 내용이 담긴 ‘한반도 평화 법안’을 발의해 이를 적극 추진해 온 인사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인 최광철씨가 이끄는 ‘미국민주참여포럼(KAPAC)’이 셔먼의 주요한 후원자다. 민주당 국제위원장인 강선우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서 ‘내란수괴 윤석열을 즉각 체포 구속하라’는 KAPAC의 긴급 성명을 공유했다.
[워싱턴=김은중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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