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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보험사 CEO의 죽음에 박수 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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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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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4일 오전 6시 45분, 맨해튼 미드타운의 한적한 거리에서 총성이 울렸다. 미국 최대 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CEO 브라이언 톰슨이 쓰러진 것이다. 그의 죽음은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니었다. 미국 사회의 가장 큰 맹점을 드러낸 사건이었고, 보험 체계의 모순을 고발하는 하나의 신호탄이 되었다.

총을 쏜 이는 26세의 루이지 맨지오니였다. 그는 메릴랜드 출신의 엘리트였다. 부동산 재벌의 아들로 태어나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다. 누가 봐도 앞날이 창창한 청년이었다. 그런 그가 왜 살인자가 되었을까.

CCTV 영상에는 그가 몇 분간 기다리다 브라이언이 지나가자 총을 쏘는 장면이 담겨있다. 사용된 무기는 3D 프린터로 제작된 이른바 '고스트 건(불법 총기류)'이었다. 추적이 불가능한 무기였다. 이는 그의 범행이 우발적이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는 하와이에서 서핑을 배우다 허리를 다쳤다. 수술이 필요했지만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았다. 통증은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친구들과의 연락을 끊고, 사회적으로 고립되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보험사의 태도였다. 수술이 거부되고, 치료비 청구가 반려되는 과정에서 그는 미국 의료보험 체계에 증오심을 가졌다.

브라이언 톰슨의 죽음 소식이 전해지자 소셜 미디어는 들썩였다. 놀랍게도 대부분의 반응은 조롱이었다. 웃는 이모지가 달린 댓글이 추모의 글보다 많았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이렇게 썼다. "드디어 누군가가 해냈군요."

주류 언론은 맨지오니를 사이코패스로 묘사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미국에서 가장 큰 보험사다. 동시에 보험 거부율도 가장 높다. 많은 미국인들이 이 회사에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사건 이후 보험사 CEO들은 경호를 강화했다. 그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맨지오니의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영감을 줄까 봐서다. 실제로 일부 보험사들은 정책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사회적 압박이 시작된 것이다.

맨지오니는 맥도날드에서 체포되었다. 그의 가방에서 범행 증거가 발견되었다. 그는 현재 살인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법정에서 그를 기다리는 것은 종신형일 것이다. 하지만 그의 행동은 이미 미국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보험사는 우리의 생명을 돈으로 환산합니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말했다. "루이지의 행동이 옳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는 이해할 수 있죠."

이 사건은 단순한 살인 사건이 아니다.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절망으로 몰아넣었는지 보여주는 증거다. 그의 행동은 미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를 드러냈다.

보험사들은 이제 변화의 압박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할까. 맨지오니의 총성은 멈췄지만, 그가 제기한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미국 사회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섰다. 과연 이 사건이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을까. 그 답은 아직 알 수 없다.

법정에서 벌어진 첫 공방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23일 맨해튼 지방법원, 맨지오니의 변호인은 "무죄"를 주장했다. 11개의 혐의에 대해 모두 부인한 것이다.

루이지 맨지오니를 연방 검찰과 뉴욕주 검찰이 각각 기소를 진행하면서, 맨지오니는 이중의 재판을 받고있다. 주 검찰은 테러 행위로서의 살인을, 연방 검찰은 스토킹 및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최악의 경우 그는 사형을 선고받을 수도 있다.

검찰은 자신만만했다. "이렇게 증거가 많은 사건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CCTV 영상, 범행 선언문, 그리고 그가 맥도날드에서 체포될 때 소지하고 있던 물품들. 모든 것이 그의 범행을 가리키고 있었다.

하지만 변호인 측은 뜻밖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에릭 애덤스 뉴욕 시장이 그것이다. 애덤스는 맨지오니가 뉴욕으로 호송될 때 현장에 나타나 "그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이 도시에서 테러를 저질렀다고 말하고 싶다"고 발언했다. 문제는 애덤스 자신이 뇌물 수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이라는 점이다.

"무죄추정의 원칙을 무시한 발언입니다." 변호인은 날을 세웠다. "자신의 비리 혐의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한 정치적 쇼에 불과합니다."

경찰이 압수한 선언문에서 맨지오니는 의료보험업계의 부패를 고발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이 "경고"라고 썼다.

내년 2월 21일, 재판이 시작된다. 그때까지 맨지오니는 감옥에서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그의 재판은 이미 시작되었다. 법정 안에서는 살인자로, 밖에서는 영웅으로.

미국 사회는 지금 딜레마에 빠졌다. 살인은 분명 용납될 수 없는 범죄다. 하지만 그가 지적한 문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지오니의 총성은 멎었지만, 그 울림은 아직도 미국 사회를 떠돌고 있다.


글 : 손요한(russia@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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