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초음속 미사일, 역대 가장 멀리 비행
준중거리 미사일로 보이지만, 추진체는 중거리급
변칙·회피 기동성 등 정밀 분석 중
전문가 “대미억제력 갖춘 무기 보여주기 한 것”
북한이 고체연료를 사용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024년 1월 15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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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동해상으로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이 2021년부터 쏘아올린 극초음속 미사일 중 가장 먼 거리를 비행했다. 올해까지 전략무기를 발전시키겠다는 내부 목표를 달성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을 2주 앞둔 시점에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낮 12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해당 미사일은 함경북도 화대군 앞바다의 바위섬 ‘알섬’ 방향으로 1100여㎞를 날아갔다. 사거리는 준중거리 미사일(MRBM·1000~3000㎞)급으로 보이지만, 실제 추진체(엔진)는 IRBM(3000~5500㎞)급을 사용했다는 것이 합참의 판단이다. IRBM은 미국령 괌도 사정권에 둔다.
이날 발사는 북한이 지난해 6월 실패했던 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의 연장선이라는 데 합참은 무게를 두고 있다. 당시 북한은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실패를 부인하며, 다탄두 발사 실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지난해 1월 발사한 극초음속 미사일(1000㎞ 비행)보다 100㎞를 더 비행해, 현재까지 관측된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중 가장 먼 거리를 기록했다.
합참은 극초음속 미사일의 핵심인 변칙·회피 기동성이 얼마나 늘었는 정밀 분석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탄도미사일의 추진력을 이용해 높이 상승한 뒤 추친체에서 분리된 탄두가 마하 5(시속 6120㎞)를 넘는 속도로 비행한다. 좌·우, 위·아래로 방향과 경로를 바꿔 비행하기 때문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등으로 추적·요격하기 어렵다. 앞서 북한이 변칙·회피 기동성을 과장해 발표했다고 합참은 판단한 바 있다.
합참은 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ICBM 발사에 쓰이는 이동식 발사대(TEL)가 움직이는 모습이 우리 군 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풀이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1년 1월 선언한 ‘국방발전 및 무기체계 개발’ 핵심 5대 과업 중 하나다. 북한은 2025년까지 극초음속 미사일 등 전략무기를 완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이행해왔다. 2021년 9월에는 ‘화성-8형’이란 이름의 액체연료 미사일을, 2022년 1월에는 이름을 붙이지 않은 액체연료 미사일을 두 차례 발사했다.
지난해에는 고체연료에 집중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이름을 붙이지 않은 고체연료 미사일을, 지난해 4월에는 고체연료를 이용한 ‘화성포-16나형’을 발사했다. 이 같은 개발 일정 등을 고려해 합참은 지난달 “연말에 IRBM급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자위권을 위한 국방력 강화’라는 프레임에서 전략무기 개발을 일정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20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식을 앞두고 북한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것으로도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했고, 지난해 11월 6일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자가 승리한 이후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서지 않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대미억제력을 가진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도적으로 보여주기 한 것”이라며 “미국의 대북정책 수립에서 북한의 존재감을 부여하게끔 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일은 이날 북한 미사일 발사를 규탄했다. 이준일 외교부 한반도정책국장과 세스 베일리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 오코우치 아키히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은 이날 유선 회의를 열고 “탄도미사일 발사는 다수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연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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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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