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1.09 (목)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트럼프 기선제압용 도발"…김정은, 뜸하던 탄도미사일 왜 쐈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the300] 北, 미국령 괌 타격 가능한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트럼프 취임 전 '핵보유국' 이미지 굳히기

머니투데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 로이터=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약 2개월 만에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선 것은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압박, 한국 측 군사대비태세 확인, 북한 내부 결속 등 다목적용 포석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미국령 괌을 사정권으로 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국군통수권자가 연이어 바뀐 한국 측의 군사대비태세를 떠보거나 러시아 파병으로 어수선한 북한 내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낮 12시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1발을 발사했다. 북한의 미사일은 1100여㎞ 비행 후 동해상에 떨어졌다. 통상 IRBM의 사거리는 1000~5500㎞로, 이를 활용하면 북한에서 남동쪽 약 3000㎞ 떨어진 미국령 괌을 타격할 수 있다.

군은 북한이 IRBM의 사거리를 늘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군 감시망에 북한이 ICBM 발사에 쓰는 이동식발사대(TEL)를 운용하는 모습 등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ICBM 시험 발사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 전후로 전망된다.

트럼프 취임 전후 북한이 ICBM을 발사할 경우 '핵보유국' 이미지를 굳혀 자신들에게 유리한 협상 지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해 미국 대통령 선거 5일 전인 10월31일 미국 본토를 겨냥한 ICBM을 시험 발사했다. 또 미 대선을 불과 6시간 앞두고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을 여러발 발사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달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올해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을 천명했다.

머니투데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15일 조선인민군(북한군) 항공육전병부대의 훈련을 지도하는 모습 /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2주 앞둔 시점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대미 기선 제압용'일 가능성이 있다"며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최강경 대응 전략'이 빈말이 아님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과의 대화를 시작하기 전 의도적으로 한반도 안보 불안 분위기를 조장했다. 핵 군축이나 제재 완화 등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 위해 안보 불안감을 높이면서 자신들의 몸값도 함께 올리기 위함이었다.

일각에선 북한의 이번 탄도미사일 도발이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한국의 군사대비태세를 확인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가 지난달 3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1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안을 가결함에 따라 현재 국군통수권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행사하고 있다. 남남 갈등 유발 목적 등도 있을 수 있다.

북한이 2021년 수립한 국방 발전 5개년 계획을 올해 마무리하는 만큼 연초부터 국방력 강화 정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일 것으로도 풀이된다. 또 러시아에 북한군 1만1000여명이 파병된데 따라 북한 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극초음속 미사일 가능성도 제기…軍, ICBM 발사 징후 포착

머니투데이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5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지도하에 지난 30일 초대형 방사포를 동원한 '위력시위사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IRBM이 극초음속 미사일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극초음속인 마하 5(시속 6120㎞) 이상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이다. 이 속도면 평양에서 서울까지 날아오는 데 약 1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다만 군 당국은 추가 분석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 왔으며 발사 즉시 이를 탐지해 추적했다"며 "미국·일본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고 세부 제원은 종합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명백한 도발 행위로 강력히 규탄한다"며 "우리 군은 현 안보상황에서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국방부 출입기자단과 만나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극초음속 무기일 가능성'에 대해선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새로운 발사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의 ICBM 발사 등 추발 도발 가능성'에 관한 질의에는 IRBM 이상급의 비행체를 발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 관계자는 "IRBM 이상이니깐 (ICBM이) 해당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이 ICBM 발사를 위한 이동식 발사대를 움직이는 모습이 우리 군 감시망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