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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중국 경기 침체라는데…최고급 술 마오타이 매출 15% 증가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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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중국 최고급 바이지우(백주) 마오타이. 바이두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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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기 침체로 소비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 중국 최고급 바이지우(백주) 회사인 구이저우마오타이의 매출이 15.4%나 증가했다. 샤넬, 포르쉐 등 고가 브랜드들이 중국 시장에서 심각한 판매 부진을 겪고 있지만, 한 병당 40만~50만원에 달하는 마오타이의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다. 어떤 속사정이 있는 것일까?



지난 2일 마오타이를 생산·판매하는 구이저우마오타이는 지난해 회사 매출이 1738억위안(34조7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회사 이익도 857억위안(17조1400억원)으로 14.7% 늘었다. 전년도 매출 증가율보다 낮은 것이긴 해도 매출 부진을 예상했던 시장 전망치는 뛰어넘었다. 구이저우마오타이는 2023년도에 매출(1505억위안)은 18.0%, 이익(747억위안)은 19.2% 증가했다.



마오타이는 병당 2000~2500위안(40만~50만원)씩 하는 중국 최고급 바이지우로, 국빈 만찬 때나 기업체 행사 등에 쓰였다. 워낙 가격이 비싸 고위 공무원과 기업가 등 고소득층이 소비했고, 중국 경제 규모가 커진 2000년대 후반 들어 중산층들도 소비하기 시작했다. 뇌물용으로 많이 쓰이면서 시진핑 정부 들어 공무원들에게 마오타이 음주 금지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부동산 위기 등으로 중국 경기가 침체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자산이 줄어든 중산층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마오타이 소비도 줄어, 지난해 명절인 추석을 앞두고는 마오타이 도매가격이 떨어지기도 했다. 당시 마오타이 중개상들은 “최근 10년 내 최악의 상황”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실제 구이저우마오타이 발표를 보면, 지난해 고급 마오타이 생산량은 5만6300톤으로 2023년 5만7200톤보다 900톤 감소했다. 도매가 안정을 위해 취한 조처로, 마오타이 생산량이 감소한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소비 감소에도 불구하고 구이저우마오타이 매출은 15%나 증가했다. 이는 출고가 인상과 중저가 상품 판매 증가 등 두 요인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우선 구이저우마오타이는 2023년 11월 제품 출고가를 20% 인상했다. 2018년 1월 이후 6년 만의 출고가 인상이었다. 마오타이 소비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고 거꾸로 올린 것이다. 다만 이는 출고가에만 적용되고 소비자 가격은 변동이 없었다. 출고가를 올려 회사 매출 증대를 꾀하면서 소매가는 그대로 유지한 것인데, 이로 인해 생긴 부담은 도매상이 떠안은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 요인으로 마오타이가 출시한 중저가 제품의 선전이 꼽힌다. 구이저우마오타이는 1990년대 말부터 중산층도 접근할 수 있도록 중저가 제품인 마오타이 왕즈와 마오타이 1935, 마오타이 잉빈 등을 내놨다. 40만~50원대의 고급 마오타이 소비는 줄었지만 10만원 안팎의 중저가 제품은 판매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고급 마오타이 생산량이 2023년 5만7200톤에서 지난해 5만6300톤으로 900톤 감소한 것과 달리, 중저가 제품 생산량은 4만2900톤에서 4만8100톤으로 5200톤 증가했다. 중저가 제품군의 매출은 2023년 206억위안에서 지난해 246억위안으로 19% 증가했다.



구이저우마오타이의 매출이 15%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 주가는 지난 3일 1475위안으로 전날 1494위안에서 1.3% 떨어졌다. 2021년 2월 주당 2601위안이었던 최고가에 견주면 현재 40%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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