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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를 받으러 온 청각장애인에게 음성변환 애플리케이션을 쓸 거면 진료받으러 오지 말라는 말을 한 병원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함께걸음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달 31일 안면부 불편을 이유로 인천 계양구의 한 병원을 방문한 50대 청각장애인 ㄱ씨가 대화 내용을 텍스트로 변환시켜 주는 음성 자막 변환 애플리케이션으로 의사와 상담을 진행하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려면 다음에 병원에 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6일 밝혔다.
당시 상담 내용을 보면 병원 의사는 진료 과정에서 “말을 잘 알아들으면서 무슨 청각 장애냐. 충분히 대화가 다 가능한데”, “나랑 대화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잖아”, “(애플리케이션)그거 하려면 우리 병원 오지 말라. 이렇게 하면 내가 기분이 나쁘다”고 했다. 다만 당일 진료는 정상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경우 병원에 오지 말라고 한 행위가 ‘진료 거부’에 해당하는지 판단을 받기 위해 관할 보건소에 신고한 상태다. 또 해당 행위가 장애인 차별이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할 계획이다.
인권위원회 결정례를 보면 지난 2022년 8월 다이어트 진료 상담을 받기 위해 한 병원 앞에서 줄을 서며 대기한 청각장애인에게 병원 직원이 돌아가라는 듯이 손사래를 치고, ‘진료를 왜 받을 수 없냐’는 질문에도 똑같이 행동하며 진료를 거부한 것은 장애를 이유로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을 차별한 행위라고 판단한 바 있다.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쪽은 “진료를 받으러 온 청각장애인에게 대화가 된다는 이유로 청각장애인이 아닌 것 아니냐고 말한 것은 괴롭힘에도 해당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병원 쪽은 “ㄱ씨와 정상적으로 이야기가 가능했다. 그런데도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고, 진료 내용이 녹음되는 것 같아 불쾌했다”며 “다만 당시 진료는 제대로 이뤄졌고, 진료비도 받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애플리케이션을 계속 쓸 경우 다음에 진료받으러 오지 말라고 공지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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