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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우크라, 러 쿠르스크 재공세…트럼프 취임앞 ‘최후의 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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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 일부로, 러시아 쿠르스크 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공격을 받아 파손된 건물이 보인다.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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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취임일(1월20일)을 2주 앞두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에 새로운 공세를 가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5일 텔레그램을 통해 “러시아 시각으로 아침 9시, 쿠르스크를 향하는 러시아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적들(우크라이나군)은 탱크 2대와 장애물 돌파 차량 1대, 장갑차 12대로 구성된 돌격부대가 베르딘 농장 방향으로 반격을 시작했다”며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확인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실장도 “쿠르스크 지역의 좋은 뉴스, 러시아는 마땅히 받아야 할 대가를 받고 있다”고 텔레그램에 적었다. 우크라이나 허위정보대응센터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러시아가 “여러 방향”에서 공격을 받고 있고, “큰 불안감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러시아 국방부는 북부의 포병과 항공 병력이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했다는 상반된 주장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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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투는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는 이날 밤 보고에서, “러시아 서부 지역에서 모두 42건의 충돌이 있었고, 12개 전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독일 언론 쥐트도이체 차이퉁은 보도했다. 공개된 전투 영상 등을 보면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8월 점령한 러시아 수자 지역에서 쿠르스크 북동쪽으로 가는 간선도로를 주요 공격 지점으로 삼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러시아 국영 통신사 리아 노보스티는 지난 24시간 쿠르스크 전투로 340여명의 우크라이나군이 죽거나 다쳤다고 보도했지만, 러시아 쪽 피해는 전하지 않았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이 북한군도 이번 전투에 참여했다고 주장하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차토프 인근 원자력발전소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했으나, 이곳은 현재 전선에서 멀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은 오는 20일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 뒤 이뤄질지 모를 평화회담을 앞두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최후의 도박”을 벌인 것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는 짚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해 쿠르스크 지역 중 1200㎢가량을 점령했지만, 현재는 러시아의 반격으로 점령지 절반쯤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군이 무기와 병력이 모두 부족한데도 이번 전투를 치러 중요 군사 자원을 더 소진하게 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 쿠르스크 재공세를 통해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침공 속도를 늦추고, 트럼프 당선자에게 우크라이나의 행동 능력을 보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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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각) 러시아의 드론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상공에서 드론이 폭발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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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공세 속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개시 이후 가장 빠르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 대한 진격을 계속해 지난해에만 약 4200㎢의 영토를 차지했고, 그중 절반은 9~11월 공격의 결과라고 추정했다. 러시아군은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이지만 공세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해 11월 러시아군 사상자가 4만5680명에 이르며 이는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발발 이후 월 단위로는 최다라고 추정했다.



러시아군은 현재 우크라이나군의 물류·교통 중심지인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 지역에서 1마일(약 1.6km) 이내로 근접해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핵심 병참기지가 있는 이 지역을 잃는다면 러시아가 도네츠크 전체를 점령할 가능성도 커진다.



베를린/장예지 특파원 pen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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